- 당내 경선 통과가 첫 고비될 듯

- 서병수 모든 조사서 與 후보에 열세
- 한국당 새 인물 등판 요구 목소리
- 30% 숨은 표심도 판세 흔들 전망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말과 새해 초 쏟아진 차기 부산시장 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세로 나타났다. 민주당 입당 절차를 진행 중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자유한국당 소속 서병수 부산시장의 4년 전에 이은 리턴매치 가능성도 이번 여론조사의 특징으로 꼽힌다. 현재 판세와 구도는 ▷경선 실시 ▷숨은 표심 ▷새로운 얼굴 등장 등 3대 변수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경선 실시 여부

민주당과 한국당의 후보 선출이 경선으로 이뤄질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로선 여야 모두 경선 실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된 차기 부산시장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에서는 오 전 장관의 우위가 재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아직 불출마 태도를 유지 중이거나 출마 여부에 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당에서도 서 시장이 박민식 전 의원과 이종혁 전 최고위원에 상당한 격차로 앞섰다. 박 전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이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 경선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치열한 경선 없는 본선은 필패’라는 인식이 강하다. 전례 없는 격전이 예상되는 만큼 예선 흥행의 여세를 몰아 본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당내 경선이 벌어지면 상황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 ‘적자’인 김 장관이나 이 전 수석이 출마하면 ‘외부에서 들어온’ 오 전 장관이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국당 역시 박 전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이 단일화를 통해 서 시장과 일 대 일 구도를 만들면 상황은 또 한 번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최인호, 한국당 이헌승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번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는 초반 판세와 구도를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아직 시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 숨은 표심은

30~40%에 이르는 ‘부동층(모름/무응답/없음) 표심’도 차기 부산시장 선거 판세를 좌우할 변수다. 한국당은 부동층의 상당수를 보수 지지층으로 해석한다. 특히 서 시장 측이 ‘샤이 서병수’(서 시장을 지지하지만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하지 않는 지지층) 여론전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표면적인 수치는 여권 후보에게 뒤지지만 경선이나 본선에서는 ‘샤이 서병수’의 출현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제신문과 리얼미터 조사에서 오 전 장관·김 장관·이 전 수석과 서 시장 간 일 대 일 가상 대결 시 부동층은 20% 안팎으로 줄었다. 하지만 서 시장보다 여권 후보의 지지율 상승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 새로운 선수 등판

새로운 후보가 전격적으로 등판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한국당에서는 시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인물을 등판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서 시장이 당내에서 박 전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에 우위를 보였지만, 가상대결에서는 여권의 후보에게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서 시장을 뛰어넘을 인사를 찾든지, 그렇지 않으면 서 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페이스 메이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불출마를 선언한 안대희 전 대법관이 한국당 차기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만만치 않은 지지율을 보인 것도 새 인물에 대해 부산 한국당 지지층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민주당 후보로 오거돈 전 장관이 선출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우리 역시 서 시장을 본선 후보로 내세운다고 보장할 수 없다.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내야 하는데 도저히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게 아니겠나. 의원들은 선거에서 선수들이다. 의원들이 의견을 모으면 새로운 후보를 유력 주자로 띄우는 것은 금방이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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