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언행 해명 요구도 봇물
- 오측 “검증 당연… 극복할 부분”

차기 부산시장의 여당 후보 자리를 차지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은 복당 절차를 밟고 있는 오 전 장관을 향해 “우리 정체성과 맞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오 전 장관 측은 “본인의 정치를 위해 민주당 내부를 향해 해명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 박재호 “오거돈 불가” 직격탄

박 의원은 5일 차기 부산시장 선거 도전과 관련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부산시장 후보에) 도전하면 양보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오 전 장관이 독주하는 상황이면 나는 무조건 출마한다. 오 전 장관에게 민주당 후보직을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박 의원은 ‘오거돈 불가’ 이유에 대해 “오 전 장관이 민주당 정체성과 맞느냐”고 되물으면서 “민주당은 물론 부산 시민을 위해서도 오 전 장관이 차기 부산시장이 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박 의원은 “이호철 전 수석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고, 김영춘 장관의 의견도 한 번 들어보겠다. 두 사람이 최종적으로 출마하지 않는다면 당내 경쟁에 도전하겠다. 다음 달 중으로 결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이 전격적으로 오 전 장관에 대한 선전포고에 나선 것은 ‘민주당 적통’을 노린 포석으로 분석된다. 오 전 장관의 정체성에 대한 당내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 장관이나 이 전 수석이 불출마하면 ‘민주당 대표 선수’로 오 전 장관과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이 이 전 수석이나 김 장관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도 ‘당 주류가 추대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얻으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박재호-오거돈 연대설’을 불식시키려는 전략적인 공세라는 시각도 있다.

■ 오거돈 측 “검증은 극복할 것”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르면 다음 주 오 전 장관의 복당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민주당 일부에서도 오 전 장관이 과거 언행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오 전 장관은 4년 전 지방선거 때 민주당 후보와 연대해 야권 부산시장 단일 후보로 나섰지만, 민주당을 무시했다. 민주당 시의원이나 기초의원 후보들을 홀대했고, 거기에 대한 반감이 아직 당내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오 전 장관의 이미지가 중도보수다. 민주당의 정체성과는 차이가 있는데, 과연 부산시정을 혁신하고 변화시킬 수 있냐는 회의론이 나온다. 사람만 바뀌고 부산시의 병폐와 적폐는 그대로 유지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오 전 장관이 해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 전 장관 측은 민주당 내부의 검증 움직임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고, 당연히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재호 의원의 공세에 대해서는 “오 전 장관을 겨냥했다기보다는 오 전 장관과의 연대설 등이 나오면서 입장이 난감해지자 민주당 내부를 향해 해명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은 “박 의원의 부산시장직 도전 의사는 존중한다. 하지만 ‘오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부산시장이 되는 게 부산 시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당을 위해서나 전체 당원들의 의사로 보기에는 의문이 든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도 “형식과 내용이 모두 알찬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부산 정권 교체다”고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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