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당협위원장 복당파 꿰차
- 김동진 시장 공천 여부 안갯속
- 무소속 속출땐 민주당 후보 유리

경남 통영시장 선거는 김동진 현 시장이 3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출마 후보자들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선거 열기가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대선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도가 약진하고 있다는 분석 속에 민주당 측은 이번 기회에 지방 권력 교체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당내 보이지 않는 분파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이군현(통영·고성) 의원이 한국당 탈당 후 바른정당으로 갔다가 다시 복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탈당 당시 통영·고성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서필언 전 행자부 차관이 맡으면서 새 바람이 불었으나 최근 이 의원이 다시 운영위원장 자리를 꿰차면서 지역구 공천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보수 강세라는 지역 정서를 고려해 한국당 공천이 곧 당선에 가깝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는 강석주(53) 전 도의원이 출마를 기정사실로 하고 밑바닥 표심을 훑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한국당을 탈당했다. 3선 도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입당 이후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지지 기반 위에 민주당 표심까지 더해 이번 선거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시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시민을 섬기는 시장이 되겠다. 통영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당 후보로는 다수가 거론된다.

강석우(59) 전 국회 부의장 비서실장은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통영·고성 지역구 총선에 두 차례 출마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해 중도 사퇴했고, 이번에는 시장 선거로 우회했다. 그는 “중국 자본 유치 등을 통해 통영을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만들겠다. 매관매직과 부정부패가 없는 정의로운 통영을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동진(66) 시장은 3선 출마가 유력하지만 공천 여부는 안갯속이다. 현직이라는 프리미엄을 업고 있지만 홍준표 대표와 사이가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천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윤근 (58) 경남도의원도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를 공식화했다. 7~10대 도의원으로 4선이고 10대에는 도의회 전반기 의장을 역임한 그는 ‘삶의 기본을 지켜가는 행복도시 통영 건설’을 내세우고 있다. ‘청년은 공평한 직업선택 기회를, 중·장년층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노인은 편안한 노후를 누리는 행복도시 건설’을 약속하고 있다.

김종부(65) 전 창원 부시장은 40여 년의 공직생활 마감 후 서호시장 인근에 행정사사무소를 개소하고 바닥 민심을 부지런히 살피고 있다.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고향 통영을 반듯하게 만들어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천영기(55) 경남도의원은 최근 들어 떠오르고 있다. 이군현 의원과 함께 탈당했다 복당한 이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인지도 면에서 다소 뒤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의원을 등에 업고 세대교체론을 내세울 경우 공천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들 후보 외에 한국당 소속이면서 민주당 측과 접촉하고 있는 인사들이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진의장(72) 전 통영시장은 오는 2월께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혀 민주당 입당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는 “통영에서 큰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의 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앞선 두 번의 시장 선거에서 석패한 안휘준(58) 편한세상치과 원장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인물이라는 평가 속에 최근 민주당 측 인사와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진 전 시장과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여권 후보 경선은 불가피하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2파전이 될 경우에는 박빙의 승부가, 한국당 경선에 불복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서는 3파전이 될 경우 민주당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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