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구청장후보 교통정리 제동…부산 남갑당협 조기경선 무산될 듯

모두 7명의 구청장 예비후보가 난립한 자유한국당 부산 남구 당협위원회가 다음 달 중 조기 경선을 통한 자체 ‘교통 정리’에 나서기로 합의한 가운데 중앙당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국당은 18일 각 시·도당 위원회와 지역 당협에 공문을 보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구성되기 전까지 각 당협이나 개인이 자체적으로 공천 신청자를 모집하거나 여론조사를 해 이를 공표하는 행위를 금한다’며 당협에 권한이 없는 일체의 공천 관련 행위를 중지시켰다.

남갑 당협은 최근 김정훈 위원장과 이희철·진남일 시의원, 김병태 남구의회 의장, 송순임 전 시의원 등 예비후보 4명이 여론조사를 통한 조기 경선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남갑 당협에서 먼저 대표 후보를 뽑으면 남을에서도 대표 후보를 뽑아 결선 경선 방식으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자는 것이다.

남구 당협이 경선을 통한 자체 교통 정리를 할 경우, 구청장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는 자연스럽게 시의원 출마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난립한 후보 구도를 정리하고 공천에 따른 갈등을 사전에 봉합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경선이 늦어질수록 후보들 간 감정의 골이 깊어져 경선 이후 후유증이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조기 경선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중앙당이 공관위 구성 이전에 지역 당협에서 일체의 공천 관련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리면서 남갑의 조기 경선이 시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앙당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혹여 있을 지 모르는 후보자의 흠결 때문이다. 지역 당협에서 조기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확정한 뒤 그 후보자에게 법적 흠결이 발견될 경우, 본선에서 치명타를 입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관위가 각 지역 당협의 공천 절차 진행 이전에 심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 예비 후보자를 한 번 걸러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부산시당 관계자는 “공관위가 다음 달 설 직후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가 구성되면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세부 지침을 확정해 시·도당 공관위에 내려주고 이에 따라 각 지역 당협에서 공천 절차가 진행된다”면서 “남갑에서 조기 경선을 통해 후보군을 압축하는 게 일리도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후보들 간 협의로 실질적인 공천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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