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권자 40% 정관 표심향배 촉각
- 민주당 4명 당내 후보경선 각축
- 한국당 2명 보수표심 파고들어

부산 기장군수 선거는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된 ‘정관의 표심’이 향배를 가를 전망이다. 정관의 유권자 수는 5만 명으로, 기장군 전체 유권자의 40%에 달한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압승했던 지역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정관의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3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오규석(59) 군수에 맞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바른정당 단일 후보가 도전하는 4자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 군수에게 쏠렸던 ‘반 보수 표심’이 이번에는 민주당과 국민의당·바른정당 단일후보에게 분산될지, 또 한국당이 젊은 보수층의 표심을 얼마나 파고들지가 관전 포인트다.

무소속으로 3선에 도전하는 오 군수는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다.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만큼 3선 도전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지역 정치권은 전망하고 있다. 오 군수는 “다른 후보에 비해 딱히 내세울 것은 없다. 진행하던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민주당에서는 조용우(50)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변수다. 현재 민주당 후보 가운데 정관의 표심을 가장 많이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조 위원장 외에 이현만(55) 기장군의회 의원, 김한선(63) 부산시당 안보특별위원장, 김수근(57) 전 부산시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의원은 ‘기장 출신이 아닌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내세운다. 그는 “지역의 인사들과 이해관계가 전혀 없다. 소신껏 군정을 펼 수 있다”면서 “기장은 부산과 울산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여서 사회적 인프라가 약하다. 특히 종합병원이 없다. 수도권 소재의 대학병원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육사를 나온 육군 소장 출신인 김 위원장은 군인 출신답게 강직한 행정을 청사진으로 제시한다. 그는 “34년 군 생활 중 절반 이상 국방부에 근무하면서 국회 예산 부분에 관여해 행정에 대한 강점이 있다”면서 “오 군수가 포퓰리즘 행정을 펼치고 있다. 나는 소신 있는 기장의 일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기장을 제외한 일광·장안·철마·정관에서 구의원과 시의원을 했다. 또 기장에서 초·중·고를 졸업했으므로 기장군 전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다”면서 “장안산단 등 기장 일대 산단에 공장 입주가 저조하다. 산단을 활성화해 젊은 층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인구를 유입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한국당에서는 정동만(53) 부산시의원과 정종복(63) 전 기장군의회 의장이 맞붙는다. 정 의원은 오 군수의 실정에 각을 세우며 보수 표심 흡수를 자신했다. 그는 “오 군수 재임 동안 정관에 아파트 단지만 많이 생겼지, 장안과 기장 철마 일광은 변한 게 없다. 이 때문에 오 군수의 ‘퍼주기’식 군정에 보수층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기장은 월드컵빌리지 등 스포츠 시설과 동부산관광단지, 방사선의과학 단지 등 인프라도 많고 잠재력이 풍부하지만 군에서는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선 적이 없다”면서 “국·시비를 따내 다양한 사업을 해야 한다. 특히 원자력과 연계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3선 군의원 경력을 갖춘 정 전 의장은 “복지와 문화·예술 등 군정 전 분야에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욕구 조사를 해 예측 가능한 책임 행정을 펼칠 것이다. 해수담수화 시설, 고리원전 등 현안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주민이 참여하는 군정 자문기구를 만들어 합리적인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단일후보로는 국민의당 김쌍우(55) 시의원과 공영호(59) 지역위원장이 나선다. 김 의원 역시 오 군수의 포퓰리즘 행정을 비판했다. 그는 “오 군수가 처음 부임한 2010년과 비교하면 지역 축제 예산이 10배 넘게 급증했다. 지금은 연간 원전 지원금 400억~500억 원을 받지만 원전이 폐로가 되면 지원이 끊어진다. 재정적으로 여력이 있는 지금,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중입자 가속기 도입과 지역 종합병원을 연계하고 파워반도체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 위원장은 “인구가 늘어나는 정관은 교통 대책이 취약하다. 도시철도를 정관에 유치하겠다. 또 공공실버타운을 조성해 신구 세대가 조화를 이루는 기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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