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진보·보수 당선횟수 동률
- 민주당, 촛불민심 표연결 전략
- 한국당, 지역발전론으로 맞서

경남 남해군수 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후보의 2파전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당 이외의 야당 후보 움직임은 거의 없다. 당 후보 경선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를 가정해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미지수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역대 군수 선거는 진보 성향의 후보와 보수정당 후보의 맞대결 구도였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던 김두관 국회의원에 이어 하영제 전 농림부 차관과 ‘리틀 김두관’으로 일컬어지는 정현태 씨가 각각 두 번씩 당선됐다. 현재 박영일 군수가 보수임을 감안하면 보수와 진보 양측이 똑같이 패권을 나눠가진 셈이다.

이 같은 결과로 미뤄볼 때 남해지역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은 경남도내 다른 지역과 달리 소속 정당보다는 인물 중심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지방선거는 새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종전과 달리 정당 지지도 반영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의식한 듯 여당 후보들은 현 정부의 높은 지지도와 프리미엄에 촛불 민심을 접목시켜 표심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반면 야당 후보들은 농촌지역 주민들의 보수 성향을 자극해 안정적인 지역발전을 호소한다는 ‘뚜벅이’ 전략으로 맞설 계획이다.

아직까지 군수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없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6명 정도로 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박삼준(56)군의회 부의장과 장충남(57) 남해사회통합연구소장 등 2명이 출마를 염두에 두고 당 공천을 받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문준홍(54) 남해미래정책연구소장과 박광동(65) 전 군의회의장, 박영일(63) 현 군수, 이철호(62) 남해희망포럼 상임대표 등 4명이 자천타천으로 출마를 벼르고 있다.

민주당의 박 부의장은 내리 3선을 할 정도로 탄탄한 지지기반을 지닌 중진 군의원이다. 한국농업인연합회 남해군연합회장을 지냈고 오랜 농민 운동을 통해 체득한 군민들의 어려움을 군정에 반영해 지지를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또 농산물 제값 받기 등 농업친화적 의정활동 경험을 군민이 잘사는 남해만들기에 온전히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장 소장은 지금도 남해에 탄탄한 정치 기반을 갖고 있는 김두관 국회의원이 경남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것을 최대 강점으로 꼽고 있다. 경찰대 1기 출신으로 경찰서장을 지내고 퇴직한 뒤 고향에서 봉사활동을 하겠다며 지난해 남해읍에 사무실을 낸 그는 지역 발전을 주제로 한 세미나와 포럼 등을 개최하는 등 인지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한국당의 문 소장은 2013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사회봉사상을 수상할 정도로 폭 넓은 사회활동을 했다. 지금은 남해커피마을협동조합 대표를 맡고 있지만 두 차례의 군수 선거와 한 번의 도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정도로 지방 정치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친밀하고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지역 발전에 제대로 된 일꾼임을 알린다는 생각이다.박 전 의장은 이동면과 상주면 남면을 선거구로 하는 군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을 정도로 단단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후 한국당으로 복당해 군의회 기획행정위원장과 의장을 잇따라 지냈다. 7년여의 의정활동에서 농어민의 소득증대 방안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그는 특화된 남해군의 발전에 마지막 투혼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어필하고 있다.

박 군수는 재선을 염두에 두고 활발한 군정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제2남해대교 명칭 사수나 국도 19호선 조기완공 등 지역 개발의 기초를 다지는 일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현직 군수라는 프리미엄보다는 신재생에너지산업단지나 힐링아일랜드 관광개발 계획, 보물섬 800리길 조성 등 굵직한 사업들을 마무리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군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고향에서 2대째 치과병원을 운영하며 지역 사회 활동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해읍체육회와 문화포럼 등을 통해 주민들의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남해선대본부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침체된 남해에서 통합의 리더쉽을 발휘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꾸미겠다며 구석구석 표밭을 일구고 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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