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춘 나서면 백의종군 재확인
- “민주당 후보 추대 요구는 오해”
- 오늘 정경진 등과 ‘원팀’ 논의

더불어민주당의 부산시장 선거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거돈(사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조건 없는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출마 선언을 했다. 오 전 장관은 5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좋은 후배를 위한 불출마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한 당내 경선 참여도 조건 없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출마할 경우 불출마하겠다는 입장(국제신문 지난달 29일 자 1·7면 보도)을 유지하면서도 경선 참여를 통한 출마의 문은 열어놓은 셈이다.

오 전 장관은 이어진 기자와의 통화에서는 “내가 당내 경선을 회피하고 추대를 원하는 것처럼 알려졌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페이스북 글은) 경선이든, 추대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밝혔다.

오 전 장관이 경선 수용 의사를 밝히며 출마를 선언한 배경에는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불출마 선언을 한 데다 오 전 장관의 ‘출마 독촉’에도 김영춘 장관은 계속 불출마 뜻을 고수하면서 민주당 시장 경선 분위기는 바람이 빠졌다. 오 전 장관 개인적으로는 김 장관의 출마만 바라보다가 실기할 수 없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읽힌다. 경선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김 장관에 대한 출마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자유한국당은 후보군이 정책 발표와 출판기념회 등 저마다 경선 채비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후보군이 출마 여부마저 밝히지 않는 바람에 분위기가 가라앉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오는 9일부터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되면 정치 이슈는 묻혀버릴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오 전 장관이 서둘러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오 전 장관과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박재호 국회의원 등 민주당 시장 선거 후보군과 이 전 수석은 6일 회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후보들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원팀(one team)’을 이루고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며 본선 후보를 돕는다는 데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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