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한국당 증원규모 줄다리기
- 모레까지 개정 안되면 혼란 예고

국회의 광역의원 정수 조정 및 선거구 획정이 계속 늦춰지면서 오는 6·13지방선거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방선거 광역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다음 달 2일부터 시작되는데, 선거구 획정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게 되는 사태가 빚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때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용우 기자

광역의원 정수 조정 및 선거구 획정은 공직선거법 개정 사항으로, 이 작업이 늦춰지면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 일정마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기초의원은 정수만 법으로 확정하고 선거구 획정은 지자체 조례 제정으로 위임된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위원장 김재경) 여야 간사들은 지난 19일 회동하는 등 20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해 타협안 도출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선거법에 따르면 국회는 지방선거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13일까지 이 작업을 마쳐야 했지만 이번에도 기한을 넘겼다. 지자체 조례 개정,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속 조처 일정을 고려하면 오는 23일까지는 선거법이 개정돼야 한다. 박재율 지방분권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되풀이되는 국회의 이런 행태는 직무유기다.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는 선거법이 처리돼 예비후보 등록에 차질이 없도록 각 당이 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의 노력을 펼쳐 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원안에서 전국 26석의 광역의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26석 증원은 지나치다면서 17석 증원안을 제시했다.이런 가운데 한국당 소속 김재경 헌정특위 위원장은 한국당의 안인 17석 증원에 4석만 추가한 중재안을 제시했고 여야 간사들은 각 당으로 돌아가 이 중재안에 대해 내부 논의를 했다. ‘17+4’ 중재안으로 타협이 이뤄지면 민주당과 한국당은 자신이 요구하는 지역에 2석을 배정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경남에 1석, 강원에 1석을 각각 증원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경남 증원 몫이 1석만 확보되면 거창군 또는 고성군의 광역의원 1명을 줄이고 경남 창원시 진해구 또는 양산시 의석을 늘리는 데 그쳐야 한다. 이렇게 되면 거창, 고성의 광역의원은 활동 반경이 지나치게 넓어지면서 대의민주주의의 의미가 퇴색되고 실질적인 지방자치도 위협받게 된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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