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원정희 공천 배제 조건
- 백 부산시의장 수락 여지 전망

자유한국당 금정구 공천의 ‘교통정리’를 위해 중앙당에서‘백종헌 구청장 차출’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역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가운데)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홍문표(오른쪽)·권성동 공동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금정구의 정치적 상황은 복잡하다. 지난해 김세연 의원과 원정희 구청장이 바른정당으로 탈당할 때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장은 당협위원장을 맡아 대선을 이끌었다. 백 의장은 또 구청장 도전이 아닌 총선 출마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김 의원과는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최근 김 의원과 원 청장이 다시 한국당에 복당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2년 뒤 총선에서 김 의원과 맞붙어야 하는 백 의장 입장에서는 김 의원의 측근인 원 청장을 공천하기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백 의장이 5개월간 금정구청장 후보로 영입에 공을 들였던 송영조 금정농협 조합장이 최근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해 대체할 만한 인사를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결국 백 의장이 금정구청장 선거에 나서고 김 의원이 당협위원장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22일 “중앙당이 ‘백종헌 차출론’을 앞세워 강제 교통정리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백 의장도 당협위원장을 맡기 전까지는 금정구청장에 관심을 둬 왔던 터라 중앙당에서 백 의장을 차출하면 받아들일 여지는 있다”면서 “대신 김 의원도 원 청장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조건으로 당협위원장 복귀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식으로 교통정리가 되지 않으면 금정구의 분열을 봉합할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원 청장이 공천을 받으면 그동안 백 의장을 따르던 당협 조직이 반발할 게 자명하고, 반대로 백 의장이 지명하는 인사를 공천하면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려운 데다 김 의원 측 조직이 반발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의 구청장 후보군이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 한국당 내 분열이 일어날 경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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