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실상 부산시장 출마 선언과 다름없는 발언을 하면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노림수가 적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8일 서울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오거돈 전 장관과 경선하게 된다면 같은 조건에서 정정당당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한 선출직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10% 감점을 받는 규정을 거론하며 오 전 장관과의 정면대결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오 전 장관은 지난 1월 말 ‘김 장관이 출마하면 조건 없이 후보를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이지만, 정치권은 출마를 망설이던 김 장관의 불출마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했다. 당시만 해도 오 전 장관 측은 김 장관의 불출마를 거의 확신했던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최근 김 장관의 출마가 임박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오 전 장관 측은 ‘김 장관의 본선 경쟁력이 있어야 양보할 수 있다’며 경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지난달 27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경선 참여 여지를 남기며 승부수를 던졌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상당한 우위를 보였던 오 전 장관을 민주당과 김 장관이 경선에서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불출마 압박’에서 ‘경선 요구’로 프레임을 바꿔 공을 넘긴 것이다.

외통수로 여겨지던 국면에서 던진 한 수는 통했다. 김 장관이 경선 수용 입장을 표명하면서 민주당 경선은 ‘김영춘-오거돈-정경진’의 3자 구도로 압축될 공산이 커졌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일 “민주당 내부에서 오 전 장관에게 ‘약속 이행’을 언급하며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는 있지만, 당사자인 김 장관이 오 전 장관과의 경선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그 영향력은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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