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력’ 지방선거 강타…부울경 판세 요동칠 듯

- 한국당 “진보 이중성” 총공세

- 바른미래, 지지율 반전 기대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공보비서 성폭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안희정 쇼크’에 빠졌다. 6·13 지방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터진 이번 사건은 선거 판세에 메가톤급의 파괴력을 가진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이번 사건이 부산 울산 경남 등 광역단체장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부산시장, 경남지사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기대 ‘적폐청산’을 내걸었지만 안 전 지사의 사건으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까지만 해도 민주당 지도부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부산시장 선거 차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지만 향후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 장관을 경선에 붙여 흥행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위기 탈출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 민주당 당원들은 ‘자숙 모드’에 돌입했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했다. 최근 사상구 지역위원회에서 일부 당원들이 시의원에 입후보하려는 여성에 대해 불출마를 강요·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다 북구 시의원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 여성을 비하하는 막말을 SNS에 올리는 등 잇달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있어 더욱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윤준호 부산시당 대변인은 “당원들과 예비 출마자들은 근신하고 있다. 특히 책임자급은 자숙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근본적으로는 정치를 왜 하는지 되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의 영향력이 강한 충청권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안 전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는 사건이 터지자 “친구(안 전 지사)의 일”이라며 선거 운동을 중단했다.

반면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수세에 몰렸던 자유한국당은 적극적인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도덕적 우위’에 있다고 주장해온 진보 진영의 주장도 깨뜨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겉과 속이 다른 좌파 진영의 이중적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자 민주당의 성 문제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라며 “자신들이 얼마나 이중적인지, 자신들이 빠져있는 집단적인 도덕적 해이의 민낯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공세를 취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한 유권자들이 바른미래당을 또 하나의 선택지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창당 이후 한 자릿수의 낮은 지지율을 타개하려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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