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제는 후보없는 상태 직면
- “무소속 출마” 탈락자 반발
- 김봉석은 시당 앞에서 시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폭 강화된 후보자 인사검증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인사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예비후보들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후보 난에 시달리는가 하면 일부 후보는 공개적으로 인사검증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당내에서 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봉석 부산 연제구의회 의원이 강화된 인사검증 기준에 항의하며 지난 23일 민주당 부산시당 당사 입구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김봉석 의원 페이스북

부산 연제구청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김봉석 연제구의원은 후보자 인사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출마가 좌절된 상황이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신청이 시작된 지난 23일부터 민주당 부산시당 당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김 의원은 25일 “지난 세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모두 공천을 받아 구의원 선거에서 재선을 했지만 이번에는 출마 자체가 막혔다”면서 “20년 넘게 당과 함께해왔는데 과거에는 문제 삼지 않았던 생계형 전과를 이유로 출마를 원천적으로 막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앞으로 나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없길 바라며 재심의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후보자 공천 신청이 마감하는 오는 30일까지 당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할 계획이다.

금정구청장 선거에 출마하려 했던 재선 경력의 박종성 금정구의원도 이번에는 높은 인사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탄식을 터뜨렸다. 당내에서는 능력 있는 박 의원의 공천 탈락에 대해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시당에 따르면 이번 인사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출마가 좌절된 예비후보는 현재 12명에 달한다.

또 연제구청장 출마를 준비했던 이인수 전 부산라이온스협회 총재와 강서구청장에 도전하는 안병해 전 청장 등 일부 예비후보도 인사검증 통과를 확신하지 못해 인사검증 신청마저 하지 않아 공천 심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연제구는 아예 후보가 없는 상황이 됐고, 강서구 역시 안 전 청장이 무소속 카드를 검토하고 있어 민주당의 선거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민주당은 뇌물, 공금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성범죄, 개인 비리 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형사범 중 금고 및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된 자는 원천적으로 공천에서 배제하도록 정해 놓았다. 하지만 음주운전이나 기타 전과에 대해서는 해당 후보자가 소명한 뒤 인사검증위원회(9명) 재적 위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예외를 인정하도록 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적폐 청산을 내세운 민주당이 후보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너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바람에 후보 기근에 시달리기보다는 사안에 따라 후보 검증에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도 있지 않으냐 ”고 지적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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