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정경진 현장투표’ 거부한 까닭은

- 양측 부산시장 경선 룰 신경전 가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의 ‘100% 현장 투표’ 경선 제안(국제신문 지난 27일 자 4면 보도)에 대해 같은 당 시장 예비후보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측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경선 룰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정 전 부시장은 지난 25일 오 전 장관 측에 여론조사 없이 권리당원과 시민의 반영 비율을 50% 대 50%로 해 현장투표 결과로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오 전 장관 경선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28일 “당헌·당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중앙당의 허락이 있으면 현장투표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해 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정 전 부시장 측은 다소 격앙된 반응이다. 

앞서 오 전 장관의 경선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전재수 국회의원과 오 전 장관은 정 전 부시장이 제안하는 모든 경선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오 전 장관 캠프의 이런 응답은 사실상 제안을 거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부시장의 경선 관련 대리인을 맡은 유창열 시민의날개 집행위원장은 “지난 25일 오 전 장관 측에 현장투표 제안을 공식적으로 했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확답이 없었다. 당헌·당규를 문제 삼는데, 현장투표는 규정 위반이 아니다. 당헌·당규에는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반영 비율로 5 대 5로 규정했을 뿐 ARS 여론조사를 하든, 현장투표를 하든 당사자 간 합의로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정 전 부시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오 전 장관은 속히 협상 대표를 정하고, 현장투표 제안과 경선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논의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 정치권은 오 전 장관이 현장투표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반 시민보다 권리당원 참여도가 높은 현장투표가 이뤄지면 당내 지지세가 약한 오 전 장관보다는 정 전 부시장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또 정 전 부시장이 시민선대위원장 캠페인을 진행하며 벌써 5000명에 가까운 인원을 확보한 것도 상당히 위협적이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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