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싫어 민주당 오거돈 선호”
- 20~30대 상당수 ‘당 투표’ 피력
- 일부 장년층은 변화와 발전 갈망
- “무난한 시정 서병수 재신임해야”
- 60대 이상 현 정부 정책에 반감
6·13지방선거의 부산시장 선거는 전국적인 관심사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을 놓고 유권자는 저마다 호불호를 이야기한다. 국제신문 취재진이 지난 11일 거리로 나가 ▷청년층(20~30대) 17명 ▷장년층(40~50대) 15명 ▷노년층(60대 이상) 16명 등 모두 48명의 시민으로부터 부산시장 선거의 ‘민심’을 들어봤다.
인터뷰 결과 예상대로 세대별 지지 성향이 극명하게 갈렸다. 국정 농단 사건의 여파로 청년층에서 오 전 장관을 선호하는 이가 많았다. 적잖은 장년층도 변화를 요구했다. 이와 달리 60대 이상 대부분은 민주당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서 시장의 지속적인 시정 운영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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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2일 오후 부산 남구 용호동 골목시장에서 상인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전민철 기자 |
■ “변화의 갈망이 더 크므로…”
청년층의 의견은 ‘당 투표’로 흐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경화(여·25) 씨는 “솔직히 부산시장 후보의 면면을 자세히 모른다. 그럼에도 투표한다면 오 전 장관을 택하겠다. 민주당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모(21) 씨도 “개인적인 후보 선호도와 관계 없이 이번 선거에서는 오 전 장관에게 투표할 생각이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와 관련한 부산시의 태도에 크게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한국당에 대한 반감 탓에 오 전 장관을 선택하겠다는 대답도 많았다. 민모(22) 씨는 “한국당 자체가 싫다. 오 전 장관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이번에는 시장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자연(여·29) 씨 역시 “한국당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오 전 장관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정영규(25) 씨는 “서 시장이 취임한 뒤로 무엇이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 시장부터 바뀌어야 부산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당은 좀 더 혼나야 한다”고 말했다.
장년층은 변화에 대한 갈망으로 오 전 장관을 선호했다. 신모(여·52) 씨는 “부산을 한 번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 시장이 다시 당선되면 부산은 더욱 침체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박모(여·45) 씨도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등 당의 간판만 바뀐 채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변화를 통해 아이들이 살아가기 좋은 부산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손모(54) 씨는 “서 시장이 지난 4년간 부산시를 이끌며 부산이 발전했나. 과거 부산시 부시장을 경험한 오 전 장관이 당선된다면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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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수 부산시장 등 자유한국당 부산 울산 경남 단체장 예비후보들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회동하는 모습으로, 왼쪽부터 조진래 창원시장 예비후보, 김태호 전 경남지사, 서 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이용우 기자 |
■ “무난하니까…다시 한번 더”
서 시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연령대는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많았다. 지지자 가운데에서는 서 시장이 큰 업적을 남긴 게 없지만 무난하게 시정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재신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철수(62) 씨는 “서 시장이 시정을 잘 운영하고 있다. 한국당을 지지하고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종우(75) 씨도 “서 시장이 시정 운영을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모(31) 씨는 “원래 하던 사람이 잘 할 것이고 지금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 시장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박순자(여·65) 씨는 논란이 되고 있는 서 시장의 대표 정책인 BRT(중앙버스차로) 도입에 대해 칭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BRT 정책으로 버스 타기가 너무 편해졌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지지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시정의 연속성을 지지 이유로 내세우는 시민도 많았다. 차화숙(여·62) 씨는 “서 시장이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좋지 않겠나. 오 전 장관도 훌륭한 사람이지만 민주당 후보여서 선택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태곤(70) 씨 역시 “현직 시장이 두 번 정도는 일해야 시정의 연속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년층이 한국당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는 것처럼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서 시장을 지지하는 시민도 있었다. 박모(57) 씨는 “서 시장이 재선돼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흥순(51) 씨도 “서병수이든, 오거돈이든 누가 잘 났거나 모자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정부가 세금으로 청년수당이니 아동수당이니 하며 막 퍼주는데, 자기들 뒤에 들어설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고 저지르고 있다”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오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유권자들은 주로 고령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변제환(67) 씨는 “오 전 장관은 나이가 많다. 나이가 많으면 젊은 사람에게 양보할 줄 알아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류민하 임동우 김민정 신심범 수습기자
- “한국당 싫어 민주당 오거돈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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