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후보들 당사 안팎서 시위

- 박사모 출신을 구의원 공천
- 분노한 당원 집단 항의방문

6·13지방선거 공천 후유증으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집회장’으로 전락했다. 공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예비후보들이 당사 안팎에서 농성하고, 지역 곳곳에서 잘못된 공천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배진탁 예비후보가 지난달 30일 부산시당 앞에서 1인 춧불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배진탁 예비후보 제공

민주당 부산시의원 영도구 2선거구에 출마한 박성윤 영도구의원은 3일 민주당 시당에서 농성을 벌였다. 발단은 전날 영도구청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김철훈 예비후보가 자신을 지지했던 시의원 예비후보를 밀어달라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이다. 영도구 시의원 경선은 이날부터 권리당원 100% 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로 진행되는데, 김 예비후보는 전날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영도1선거구 고대영 예비후보와 2선거구 정성문 예비후보는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 김비오 지역위원장과 함께할 동지이니 관심을 두고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영도2선거구 경선 예비후보인 박 의원은 “구청장 후보로 공천된 인물이 경선 하루 전에 당원들에게 자기 사람을 밀어달라고 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 경선”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시의원 사하구 3선거구에 입후보했던 배진탁 예비후보가 적합도(여론)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반발(국제신문 지난 1일 자 4면 보도)하면서 당사 앞에서 촛불 집회를 한 데 이어 이날까지 나흘째 노숙 농성을 이어갔다. 배 예비후보는 “당을 위해 헌신했는데 경선도 없이 후보자를 내치는 게 촛불정신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구 황영근 예비후보도 경선도 없이 구의원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이날 시당 로비에서 ‘3000배 항의 집회’를 열었다.연제구 지역위원회에서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활동한 전력이 제기되는 자유한국당 출신 인사가 구의원 공천을 받으면서 분노한 당원들이 지역위원장인 김해영 의원 사무실과 시당 사무실을 항의방문 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서구에서도 한국당 소속 구의원이 지난 3월 말 입당한 뒤 한 달도 채 안 돼 구의원 공천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자리에 서면서 사람이 몰려드는 데다 공천 과정에서 당내 계파 간 이해 관계가 얽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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