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격전지를 가다 <3> 부산 강서구청장

“구정 연속성 필요”-“여당 독주 견제” -“중도후보 선택”

국제신문
이승륜 기자
2018-05-29 19:50
/ 본지 4면

- 현직 프리미엄 민주당 노기태
- 작년 정당 갈아타 정체성 논란

- 명지동 토박이 한국당 이종환
- 보수표 기대 속 인지도 약점

- 탄탄한 지역기반 무소속 안병해
- 구속 수감된 전력 비호감 요인

부산 강서구는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선거구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변한 데다 현직 노기태 강서구청장이 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만찮은 지역 기반을 둔 안병해 전 강서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제3 지대론을 내세우며 젊은 층 표심 잡기에 나선 데다 지역 토박이 출신인 자유한국당 이종환 후보도 생활밀착형 공약으로 신도시 주민을 공략하고 있어 대혼전 양상이다.

부산 강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노기태(왼쪽 사진) 후보와 자유한국당 이종환(가운데 사진) 후보가 29일 명지동 오션시티 중심가 일대에서 시민에게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무소속 안병해 후보는 명지새동네를 돌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승륜 기자

민주당 노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지지도와 지난 4년간의 구정 운영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지난해 탄핵정국 직전 옛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을 탈당해 민주당에 전격적으로 입당한 게 약점으로 꼽힌다. 평생 보수 정당의 일원으로 살았던 노 후보가 민주당 간판을 단 데 대해 일부 반감을 사는 데다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정체성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다.

오션시티에 사는 양모(여·34) 씨는 “민주당 지지자로서 노 후보가 한국당에 문제가 있다며 탈당한 데 공감한다. 노 후보가 그간 구정을 별 탈 없이 잘 이끌었다”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노 후보는 “명지신도시 주민은 대중교통의 편리, 주차공간 등을 요구한다. 자연마을은 상대적으로 낙후됐다고 여기고 있으므로 개발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 구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이 후보는 기존 한국당 지지층과 노 후보의 탈당으로 보수 결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민주당 소속이자 지역 출신인 안 후보가 노 후보의 표를 흡수하면 유리한 형국을 만들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그는 명지동 토박이로서 부산시의원 시절 오션시티 등 신도시 주민의 중학교 신설 요구 등 민원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온 점을 주요 업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전·현직 구청장을 지낸 안 후보와 노 후보와 비교할 때 인지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어 남은 선거기간 바닥 민심을 잡는 데 더욱 집중할 작정이다.

명지동에 사는 박모(63) 씨는 “노 후보는 당을 바꾼 게 싫고, 안 후보는 과거 사법처리 전력이 신경 쓰인다. 견제의 측면에서 한국당 이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여론 조사 결과와 바닥 민심은 다르다.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주시하며 낮은 자세로 민심을 파고들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안 후보는 ‘진보가 진보답지 못하고 보수가 제대로 못하면 나를 뽑아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중도 후보를 자처했다. 노 후보의 탈당에 대한 보수층의 반감과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엷어진 한국당에 대한 지지도가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논리다. 또 탄탄한 지역 기반도 안 후보의 정치적 자산이다. 하지만 과거 구청장 재임 중 구속 수감된 전력이 있어서 비호감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옮겨온 주민과 토박이가 공존하는 명지 행복마을에 거주하는 강모(78) 씨는 “노 후보는 탈당한 인사인 데다 민주당 후보여서 싫다. 하지만 한국당 후보는 약한 것 같다”면서 무소속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중도를 표방하는 제3 지대 후보로서 내 색깔이 젊은 층이 원하는 것과 맞다는 점을 강조하며 교감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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