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후보? 몰라요” 선거 무관심 심각

6·13 지방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권자의 선거 무관심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 발전의 견인차를 선출하는 지방선거의 취지가 희석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5·9대선 때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던 20, 30대의 젊은 층은 시장 후보 이름조차도 모를 정도로 지방선거에 무관심하고 40~60대의 중장년층은 젊은 층에 비해서는 선거에 대한 관심과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침체된 경기와 민생 문제로 정치 혐오감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개헌 이슈가 사라진 이번 제7회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극히 저조할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20·30대 투표율은 각각 ▷4회 32.7%·35.8% ▷5회 37.1%·38.9 % ▷ 6회 47.1%·43.9%로 연령대별 투표율 중 가장 낮았다.

부산대 앞에서 만난 한 대학생(29)은 “시장 후보가 누군지 모른다. 선거 날짜도 6월 13일인지 몰랐다”면서 “대선 같은 굵직한 선거는 그나마 관심이 가는데 취업준비로 바쁘다 보니 다른 데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남포동에서 만난 30대 주부 역시 “지방선거가 6월인 것은 아는데 정확한 날짜는 모른다. 서병수와 오거돈이 누구인지도, 어떤 당 소속인지도 모르겠다.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내가 사는 지역이 변화될 게 없다는 생각”이라며 정치 혐오감을 드러냈다.

중·장년층은 ‘먹고 살기 바쁘다’며 선거에 무관심을 드러냈다. 부전시장에서 청과상을 운영하는 상인(여·68)은 “장사가 너무 안된다. 먹고 살기 바빠서 선거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다. 솔직히 그 후보가 그 후보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장을 보러 나온 한 주부(47)는 “살기 바빠서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식재료를 사려고 해도 비싸서 푸념만 나온다. 비싼 물가로 시름 하는 시민을 위해 시장 후보가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냐”며 정치 불신을 드러냈다.

부경대 차재권 교수(정치외교학과)는 28일 “지방자치와 분권 자체가 형식적이다 보니 지방정부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뽑아 줘 봤자 중앙정치에 휘둘리니까 지방정치에 거는 기대가 높지 않다”고 진단하면서 “지방정부가 강력한 분권화 체제로 전환돼 행정에 책임성을 갖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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