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의 부산지역 선거에서 여야 모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뒤처진 것으로 나타난 자유한국당은 물론 앞선 것으로 조사된 더불어민주당 모두 결과에 대해 신중한 태도다. 여론조사대로 ‘민주당 시대’가 열릴 것인지, 아니면 한국당의 바람대로 ‘샤이 보수’의 대거 출현으로 대역전극이 벌어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꺼내든 ‘평화 마케팅’과 ‘민생 경제 심판론’에 대한 부산 민심의 향배도 주목된다.

■ ‘민주당시대’ 열릴까

민주당은 처음으로 ‘부산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부산시장과 해운대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승리, 기초단체장과 시의원의 과반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선거 유형별 여론조사에서 모두 앞선 것으로 나타난 게 자신감의 근거다. 최근 실시한 민주당 내부 조사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고무돼 있다.

민주당 부산선대위 최인호 상임선대위원장은 3일 “여러 가지 데이터가 긍정적인 결과를 예측하게 한다. 그래도 끝까지 겸손하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여론조사 무력화’에 주력했다. 서병수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 자체 조사와 언론에 공개된 조사는 완전히 다르다”고 역전극을 자신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페이스북에 “여론조사 왜곡, 충격 실상 동영상이다. 전국이 이렇다”며 동영상 링크를 함께 올렸다. 그는 800명을 조사한 한 경남지역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는 400명, 자신의 지지자는 200명만 응답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경남은 지난 대선 때 악조건 속에서도 내가 이겼던 곳이다. 그런데 응답자가 문재인 지지자들의 절반밖에 안 된다는 것은 최소한 20% 이상 편향된 여론조사였음을 보여준다. 여론조작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 ‘샤이 보수’ 출현 촉각

부산 한국당은 여론조사에서 잡히지 않은 지지층이 투표장에서 대결집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른바 ‘샤이 보수’의 출현이다. ‘샤이 보수’가 존재한다는 것은 여야의 의견이 일치한다. 지난해 5·9대선 열흘 전 국제신문 등 전국 지방 대표 7개 신문사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4월 28~29일, 부산 울산 경남 327명,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부울경에서 43.0%,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4.7%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실제 투표에서 득표는 ▷부산 문재인 38.71%, 홍준표 31.98% ▷경남 문재인 36.73%, 홍준표 37.24% ▷울산 문재인 38.14%, 홍준표 27.46%를 각각 기록했다.이번 부산 선거에서 예상되는 ‘샤이 보수’의 규모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부산 민주당 측은 “판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한 부산 민심이 투표장에서 드러날 것”으로 장담한다.

■ 북풍(北風) vs 경풍( 經風)

부산 민주당은 선거일 전날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승리를 확정하는 결정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평화 쓰나미’가 돼 민주당의 승리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 2일 서면 집중 유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행보와 함께 평화를 열어가자. 평화로운 나라, 행복한 부산을 만드는 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달리 한국당은 어려워진 민생 경제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견제론이 갈수록 힘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는 언론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의 반시장 친노동 정책으로 시장경제가 위기다. 일자리 대통령을 하겠다더니 일자리를 없애는 대통령이 됐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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