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뿐만 아니라 보수 정당 정계 개편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선대위원장(첫번째)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두번째) 그리고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세 번째) 그리고 홍준표 대표(네 번째). 연합뉴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안 후보와 김 후보는 서울 시내에서 만나 시장 후보 단일화를 논의했다. 안 후보가 일방적 양보를, 김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하며 회동은 결렬됐다.

잦아드는 듯 보였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는 5일 오전 바른미래당 손학규 선대위원장 입을 통해 되살아났다. 손 선대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울시장 야권후보 단일화에 입을 뗐다. 손 선대위원장은 “인위적, 공학적 단일화는 할 수 없다”면서도 “박원순 후보를 견제할 사람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니 그렇게 해서 자연스러운 단일화를 기대해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손 선대위원장 발언에 이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또한 단일화를 언급했다. 5일 오전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후보님이 대승적 결단으로 양보하면 지방선거 후 양당이 대동단결해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야권 대통합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손 선대위원장과 홍 대표 발언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방법의 접점을 찾을 순 없었다. 하지만 두 후보 사이 단일화 논의가 교착에 빠지면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 차원에서 단일화 논의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홍 대표 발언에서 언급한 ‘야권 대통합’이라는 표현에서 두 후보 사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두 정당 사이 대통합 논의 시작을 알린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다만 현재 바른미래당은 안철수계와 유승민계로 크게 분류된다. 두 당의 대통합을 위해선 유승민 대표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5일 유승민 후보는 두 후보 사이 단일화에 관한 언급은 물론 홍 대표가 언급한 ‘야권 대통합’에 대해서도 반응이 없어 단일화는 물론 야권대통합 또한 현실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바른미래당에서 서울 송파을과 노원병 국회의원 후보 공천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대표 사이 공천 갈등이 적지 않았다. 이에 유승민 계를 제외한 안철수-홍준표 두 사람 사이 극적 만남을 상상해볼 수 있다.

한편 안 후보와 김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는 두 사람 사이 단일화를 두고 “단일화는 그 쪽 사정”이라며 “나는 오로지 시민들을 열심히 만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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