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화 김영구 최인호 박찬호…
- 유명인과 동명이인 이점 활용
- 유권자와 대면 때 웃음 주기도

- 신오동, 포스터에 신호등 3색
- 양화니, 달려라 양화니 등
- 독특한 이름은 패러디 문구 사용

‘정주영 이재용 박찬호가 지방선거에 출마한다고?’
6·13지방선거에서 유명인과 같거나 비슷한 이름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가 유권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유명인과 동명이인이거나 독특한 이름을 가진 후보자는 이를 이름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보면 부산에는 유명인과 동명이인인 후보자가 다수 있다. 부산시의원에 도전장을 낸 더불어민주당 배용준(부산진1) 후보는 유명 배우와 이름이 같다. 배 후보는 이를 명함이나 현수막에 따로 내세우지는 않지만, 유권자와 대면하는 현장에서는 적절하게 활용한다. 배 후보는 “거리 유세에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는 데 유용하다. 예를 들어 ‘욘사마입니다. 얼굴이 달라서 죄송합니다’고 먼저 말을 건네면 유권자가 십중팔구 웃어 접근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유명인과 이름이 같은 출마자는 무소속 정주영(연제2) 부산시의원 후보(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무소속 김영춘(해운대2) 부산시의원 후보(해양수산부 장관), 대한애국당 박찬호(나) 중구의원 후보(야구선수), 자유한국당 김미화(나) 동래구의원 후보(개그우먼), 애국당 김경호(가) 북구의원 후보(가수) 등이 있다. 사하구청장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신현무 후보도 홍보물에 “전현무 NO, 신현무 YES!”라는 문구를 넣어 유명 방송인과 같은 ‘이름 프리미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대로 이름이 같은 유명인이 정치 성향이 달라 난처해하는 사례도 있다. 민주당 최인호(사하갑) 국회의원과 이름이 같은 바른미래당 최인호(가) 사하구의원 후보는 “이름에 출마지역까지 같아 유세를 하다 보면 ‘지난 번에 의원에 당선되지 않았느냐’ ‘왜 탈당했느냐’고 물어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름이 같은 민주당 이재용(나) 금정구의원 후보도 “유권자가 삼성 부회장과 한자까지 같아 이름은 잘 기억한다. 다만 국정 농단의 책임이 있는 분이라 난감한 경우가 있다. ‘삼성 이재용’이랑 다르게 ‘금정 이재용’은 잘 하겠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전 영부인 권양숙 여사와 이름이 비슷한 한국당 권영숙(가) 북구의원 후보는 “다른 정당 출신 대통령 영부인이라 이름을 선거 활동에 내세우지 않는다. 다만 이름을 헷갈려 하는 분에게는 ‘그분은 이름이 좋아서 영부인 했는데, 저는 이름이 약해서 구의원 하려고 합니다.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접근한다”고 소개했다.

독특한 이름을 가진 후보는 선거 운동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북구청장에 출마한 민주평화당 신오동 후보는 자신의 공보물에 ‘40년 정체된 북구의 시원한 푸른 신호등’이라는 문구를 사용했고, 민주당 강남구(나) 사하구의원 후보의 캐치프레이즈는 ‘사하를 강남구로’이다. 민주당 양화니(동구1) 부산시의원 후보도 ‘달려라 하니’를 패러디한 ‘달려라 양화니’ 문구를 공보물 곳곳에 삽입했다. 경남도의원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영구(통영1) 후보는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유행어를 적극 활용했다. 유머 1번지의 한 코너였던 ‘영구 없다’ 대신 ‘영구 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박현철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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