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감 선거에 나선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당장 단일화 시기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각론에서는 각기 다른 입장을 보여 실제 단일화에 성공하기까지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좋은교육감추대 부산운동본부(이하 교추본)는 지난 19일 동구 부산교총회관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를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성진 부산대한문학과 교수, 박종필 부산교총회장, 이요섭 부산극동방송 운영위원장, 임혜경 전 부산시교육감과 각 후보 대리인, 교추본 집행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후보 단일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했으며 교추본의 후보 단일화에 동참하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동의서에 서명했다. 각 후보 측은 향후 단일화 추진 일정과 방법에 대해 대리인, 집행위원과 논의 후 결정하기로 했다. 교추본을 이끌고 있는 나영수 집행위원장(예평국제학교 이사장)은 이날 “우선 단일화라는 큰 틀에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의에도 불구하고 실제 단일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당장 단일화 시기를 놓고도 후보들은 동상이몽이다. 박종필 회장은 “누가 선거 체계를 다 갖춰놓고 주저앉으려 하겠느냐. 단일화 시기를 가능한 앞당겨 상대와 1 대 1로 붙을 수 있도록 키워줘야 한다”며 빠른 단일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임혜경 전 교육감은 “미리 단일화하면 오히려 집중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 전략상 상대가 후보로 나온 후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진 전 학장은 “모두의 결정을 따라가겠으나 최소한 이름을 알릴 시간은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이요섭 위원장은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릴 기회를 준 후 오는 3월 말이나 4월 중 단일화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냈다.
교추본 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신정철 부산시의원은 “선거에 예산을 많이 투입하고 나면 못 빠져나간다. 4월까지 가면 너무 늦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영수 위원장은 “너무 빨리하면 오히려 불리하다. 서로 보호해주다가 타이밍을 본 후 한 후보가 나와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이처럼 의견이 난립하면서 이날 회의는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끝났다. 일각에서는 여론조사를 통한 컷오프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돼 향후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교추본은 오는 24일 부산교총 사무실에서 후보 대리인이 참석하는 회의를 한 차례 더 가지기로 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