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농 인구 비슷 예측불허 판세
- 민주당 차상돈·최용석 공천 경쟁
- 한국당 박동식·송도근 등 나서
사천시장 선거는 경남 도내에서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곳 중 하나다. 도·농 통합으로 옛 사천군과 삼천포시가 통합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선거 때만 되면 지역색이 불거진다. 양 지역의 인구가 비슷하고 12명인 시의원도 절반씩이어서 선거를 앞두고 시민 정서를 양분하는 악습이 남아 있다. 여기에 신흥공업 도시로 부상하는 옛 사천군 쪽은 젊은 층이 많아 진보성향이 강하고 옛 삼천포 지역은 보수색이 진하다. 이로 인해 그동안 대부분의 단체장 선거에서 보수 성향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지만 이제는 지역 출신과 정당 공천에 연연하지 말고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중도 후보가 오히려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상황만 보면 사천시장 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자유한국당 후보의 양당 대결 구도다.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정의당 등은 기반이 약해 후보를 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4년 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항공산업 성장으로 젊은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진보성향이 두드러진 데다 지난해 촛불 정국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늘어나 변화의 바람이 만만찮다. 지금까지 2명이 거론되는 민주당의 공천 향배에 따라 선거전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에 맞선 한국당 후보들은 경륜과 지명도를 지녔지만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중앙 정치 바람에 따라 표심이 바뀔 수 있어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현재 거론되는 민주당 후보는 차상돈(61) 전 사천경찰서장과 최용석(48) 사천시 의원 등 2명이다. 한국당은 박동식(60) 경남도의회 의장과 송도근(71) 시장, 송영곤(69) 전 창녕군수, 이종범(58) 사천시의회 부의장 등 4명이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민주당의 차 전 서장은 4년 전 시장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경선에 나섰다가 출마를 포기하고 선거 직전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 지난 20대(2016년) 총선에서는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뒤 지난해 대선 직전 민주당에 입당해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당은 다르지만 여당 후보로 4년 만의 재도전이다.
재선인 최 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최다 득표를 할 정도로 고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지역 내에서 진보의 아이콘 역할을 해 기초의회보다 시장 선거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그는 지역 내 민주당의 좌장격으로 당심이 깊은 데다 촛불정국 이후 사천지역에서 진보 성향의 지지층이 늘어난 만큼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한국당의 박 의장은 옛 삼천포 지역에서 내리 4선의 도의원으로 당선돼 의장까지 맡고 있어 인지도와 지지도가 탄탄하다는 평이다. 성격이 원만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편이어서 지역구를 기반으로 선거전에 들어가면 승산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사천읍 지역에서 인지도와 지지도가 낮은 데다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과 계보를 달리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 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가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복당을 신청했다. 하지만 최근 경찰이 뇌물수수 혐의로 집무실 등을 압수 수색을 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수사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흠집내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송 전 군수는 새누리당에서 한국당으로 이어오는 보수 정당에서 꾸준하게 활동하며 표밭을 일구고 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20여 년간 경남도에 근무하고 청와대 행정관,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등의 경륜을 지역발전에 접목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지층이 넓지 못하고 인지도도 낮지만 공천으로 후보가 되면 지역발전의 적임자임을 알린다는 생각이다.
이 부의장은 초선이지만 당내 후보 가운데 가장 젊고 패기 있는 후보로 각인시켜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가 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인지도가 다소 낮은 편이지만 오랜 정당 생활로 지역 민심을 읽고 있는 데다 당협 사무국장을 맡고 있어 경선 통과까지 무난하다는 확신이 있다. 출마 결심을 늦게 해 후발 주자인 만큼 가장 활발하고 부지런한 모습으로 표밭을 일구겠다며 일전을 벼르고 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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