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수 선거] 현직 군수 전격 여당행·한국당 공천 최대 변수

- 고령층 많고 보수정서 강한 지역

- 민주당 허기도·이지환 양자구도

- 한국당 후보 4명 내부경쟁 치열

경남 산청군수 선거가 요동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허기도 군수가 탈당계를 제출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산청군은 전체 인구 3만6000여 명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33%를 차지하고 있고 경남의 여타 지역보다 보수적인 정서가 강한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다. 이 때문에 산청군수 선거는 한국당 공천을 누가 거머쥘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였다. 한국당 공천이 군수 선거의 첫 관문이자 사실상 본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껏 여섯 번의 민선 군수 선거에서 보수 후보가 모두 압승한 것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이에 힘입어 한국당 후보들은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허 군수가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 현직 및 여당의 프리미엄이 가세해  한국당 후보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이 전망된다. 

민주당 후보는 허기도(65) 군수와 이지환(60) 경남도 인재개발원 인재양성과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허 군수는 지난 2일 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데 이어 6일 민주당에 입당계를 제출했다. 그는 민선 6기 산청군수를 지내면서 무난하게 군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여당에 몸을 담아야 지역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민주당 후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초선인 그는 “이번 선거 이후 더는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국당 지역구 국회의원과 공천 등을 놓고 갈등을 겪어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장은 경남도청 2200여 명의 공무원 투표에 의해 인사계장으로 선정된 데 이어 베스트 공무원으로 뽑히는 등 창의력이 풍부한 아이디어맨이다. 업무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 뚝심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고 주변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

한국당 후보로는 송병권(60) 전 진주 부시장, 이재근(65) 전 군수, 이승화(61) 산청군의회 의장, 노용수(58) 전 군의원 등 4명이 거론되고 있다.

송 전 부시장은 지난 3일 산청문화예술회관에서 ‘초심, 다시 그길을 걷다’라는 제목의 출판기념회를 갖고 군수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그는 군수 출마를 위해 지난해 연말 진주부시장을 명예 퇴임했다. 

그는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경남지사 시절 측근으로 꼽힌다.

송 전 부시장은 “40여 년의 풍부한 공직 경험을 살려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다”며 “개발과 보전이 조화된 산청, 행정개혁으로 군민이 잘 살고 편안한 산청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전 군수는 민선 4, 5기 산청군수를 역임한 데 이어 진주 소재 경남일보 사장을 3년간 맡아 오다 지난해 말 사직했다. 그는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전개될 일을 어떻게 아느냐며 말끝을 흐려 출마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는 강석진 국회의원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출마를 많이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나라당 사무국장을 역임하는 등 당 사무처에서 오랜 생활을 해  강석진 의원과 홍준표 대표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군수가 출마하면 산청군수 선거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장은 이 전 군수의 잠재적인 대항마 중 한 명이다. 지난 총선 당시 강석진 후보를 도와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켰다며 공천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도의원과 군의원을 거치면서 지역 균형발전이 시급하다고 느꼈다”며 “강한 추진력과 돌파력으로 크고 작은 현안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산청경제를 살려 산청의 미래상을 바꾸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노 전 군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군수 후보 경선에서 허 군수에게 석패한 바 있다. 그도 강석진 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한국당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그는 KAI 대외협력관으로 근무할 당시 KAI 산청공장을 유치하는 등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를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낙후된 산청의 발전은 인구 유입과 소득 증대에 달려 있다”며 “산청의 미래를 위한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당과 군민이 정확히 파악하면 한국당 공천은 나에게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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