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창환 3선 포기로 경쟁 격화
- 민주당 정재영 지지층 다져
- 한국당 김윤철·차세운 등 6명
- 공천 놓고 ‘총성 없는 전쟁’
- 바른미래 조찬용 세 번째 도전

경남 합천지역은 유력한 후보였던 하창환 현 군수의 3선 불출마 선언으로 일찌감치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3, 4명 정도였던 후보군도 하 군수 불출마에 따라 배 이상 늘어났다.

합천지역은 역대 6번의 군수 선거 결과 무소속 3번, 보수정당이 3번 당선됐다. 보수의 텃밭이라고 하지만 보수정당의 공천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무소속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는 합천지역 정치성향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합천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인연으로 보수지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과거 유신정권에서도 야당(당시 신민당) 국회의원을 선출할 정도로 정치성향이 뚜렷한 곳이다.

유권자 대부분이 ‘정당보다는 인물’이라는 정서도 짙다. 이 때문에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보수정당의 공천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등을 돌렸다.

지방자치 부활 이후 3선 군수가 없는 것도 독특하다. 재선에 성공한 군수 2명이 3선 도전에 나섰지만 모두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 군수 역시 3선 도전보다는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했다.

현재 군수 후보 대열에 나선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1명과 자유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1명이다.

민주당은 정재영(56) 바르게살기협의회장이 최근 입당과 함께 본격적인 출마 채비에 나섰다. 정 회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군의원에 당선될 정도로 농민층 지지기반이 탄탄하다. 최근 공식 출마 선언과 함께 ‘인구 10만 시대 합천’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지층 확산에 나섰다.

한국당은 본선보다는 공천장을 둘러싼 예선이 더 치열하다. 김윤철(54) 합천재향군인회장, 김한동(63) 전 군청 기획감사실장, 류순철(58) 도의원, 문준희(59) 전 도의원, 윤정호(50) 새마을운동 합천지회장, 차세운(67) 전 군의원이 출마를 선언해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다.

김윤철 재향군인회장은 군의원과 도의원을 거쳐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군수 선거, 2014년 지방선거 때 도의원에 출마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선거를 통한 명예회복을 노리며 지지세력 확장에 나섰다.

2016년 퇴임한 김한동 전 기획실장은 최근 출마 선언과 함께 군수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40년 공직을 마감한 뒤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정직한 마음과 성실한 자세로 군민과 함께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초선인 류순철 도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류 도의원은 지역에서 기업 경영과 함께 각종 사회단체장을 두루 역임, 탄탄한 지지층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하 군수와의 친분도 두터워 하 군수 지지층 흡수에 기대를 거는 등 세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문준희 전 도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이어 재선 때는 무투표로 도의원에 당선될 만큼 고른 지지기반과 정치적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군수에 도전했지만 하 군수와 공천 경쟁에서 탈락, 고배를 마셨다. 이번 선거에서는 공천 결과에 상관없이 완주를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다.

윤정호(50) 새마을운동 합천지회장은 출마 선언을 통해 “지방자치 이후 기대감보다 절망으로 가득 찬 오늘날 농촌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삶의 터전을 지켜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갖고 사자의 이빨을 뽑을 비장한 각오로 이번 지방선거 군수직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2002년 4대 군의원을 지낸 차세운(65) 전 의원도 군수 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군수직은 권력이 아니라 봉사하는 자리다. 항상 군민과 함께하는 마음을 갖고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군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조찬용(63) 삼가장터 3·1만세운동 기념사업회장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민정당 중앙 사무처 공채, 경남도의회 전문위원 등 정통 정치코스를 밟은 인물이다. 2010년 명예퇴직과 함께 군수에 출마했고, 2014년 재도전에 나섰지만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바른정당 입당과 함께 ‘새로운 보수, 개혁적 보수’를 내세우며 ‘삼세번 도전’에 나선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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