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당 최고 160만 원 내야할 판
경남 합천지역에서 산악회 모임에 참가했던 주민 800여 명이 선거법 위반에 따라 무더기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방선거와 관련 선거구민을 대상으로 기부행위를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합천지역 모 산악회 간부 A(58) 씨와 B(48)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 24일 산행 모임을 내세워 관광버스 24대를 동원, 선거구민 800여 명에게 교통편의와 식사·향응 등 2600여만 원어치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당시 군수 선거 출마 예정자의 동행으로 불거졌다. 선관위는 산악회 간부가 출마 예정자에게 인사를 시키고, 지지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선관위 조사결과 산악회가 거둔 회비는 1인당 2만 원이지만, 실제 참가자에게 제공된 교통 편의와 음식물은 1인당 5만2000원 상당으로 조사됐다. 또 모임에 참석한 800여 명 가운데 150여 명은 산악회 회원, 650여 명은 선거구민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출마 예정자는 지난달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261조 9항은 기부행위를 받은 사람에게 제공받은 음식물 등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되, 상한을 3000만 원으로 하고 있다. 이에 합천지역 산악 모임에 참가한 주민은 1인당 최소 32만 원에서 최고 160만 원까지 과태료 처벌이 가능하다.
도선관위 관계자는 “참석자들은 회비를 낸 돈으로 음식물과 교통 편의를 받았다고 단순히 생각했을 수 있는 만큼 산악회 간부에 대한 재판 결과가 확정된 이후 과태료 부과 대상과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민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