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찌감치 등록해도 이름 못알려
- “인구 16만 명인데 군이라 차별”
- 마음 급한 정치 신인들 ‘분통’
“왜 기장군 예비후보만 손해를 봐야 합니까.” 6·13지방선거가 본격화하면서 부산 기장군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區)보다 예비후보 등록일이 한 달이나 늦기 때문에 주민을 만날 시간이 빠듯한 탓이다. 특히 현역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정치 신인은 “현직에게 유리한 규정”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부산 기장군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9일 현재까지 총 18명의 군수·시의원·군의원 예비후보가 등록했다고 밝혔다. 예비후보로 등록해야 선거사무소를 차릴 수 있고, 명함 돌리기·어깨띠와 점퍼 등 표시물 착용·SNS와 문자메시지 송신 등의 선거 운동이 허락된다.
예비후보들은 이달 들어 선거 운동 레이스에 돌입했지만 다른 기초단체보다 30일 짧은 선거 운동기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공직선거법을 보면 시·구 자치단체장과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일이 선거일 90일 전이지만, 군 지역은 60일로 규정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군의원 예비후보 A 씨는 “기장군은 부산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기초지자체로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후보와 정책을 제대로 알리려면 오히려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군이라는 이유로 이런 차별을 받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토로했다. 바른미래당 군의원 예비후보 B 씨는 “인지도가 높은 현역에게는 30일 차이가 별거 아니지만 쫓아가는 정치 신인에게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며 “선관위에 문의했지만 ‘정치권이 정한 것’이란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시·구·군 지역 모두 예비후보 등록일이 선거일 60일 전이었지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발의로 2010년 1월 25일 법이 개정되면서 시와 구만 30일 늘어났다. 그러나 법사위·본회의 회의록에는 선거운동의 자유 확대에서 왜 군을 제외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다.
인구가 적어서라고 보기도 어렵다. 기장군 인구는 16만2478명(지난달 기준)으로 부산 중구(4만3931명)의 4배, 동구(8만8374명)의 배가량 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현황(지난달 기준)을 보면 인구 10만 이상 군은 기장군 외에도 울산 울주(22만526명), 경북 칠곡(12만44명), 경기 양평(11만5267명), 충남 홍성(10만1561명) 등 4곳이나 된다. 반면 인구 10만 명 이하 시·구는 부산 중·동구를 비롯해 15곳에 이른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광수(전북 전주갑) 의원은 지난 2월 20일 예비후보 등록기간 시·군 차별해소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이 짧아지면 현직에 유리할 수밖에 없어 기득권을 강화하는 제도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 일찌감치 등록해도 이름 못알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