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0만 원 중복 투자도 논란
- 시 “시민 이야기 담는다” 반박
경남 사천시가 시민에게 행정정보를 전달하는 책자 형태의 시보를 매월 한 차례 발행하면서도 시민의 이야기를 담겠다며 새 간행물 제작을 추진해 중복 투자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이 간행물은 단체장의 치적이나 사진 등을 게재해도 선거법 저촉을 받지 않도록 연 4회의 계간지 형태로 발행을 추진하고 있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현 시장을 홍보하려는 ‘선거용’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사천시는 올해 4000만 원을 들여 시민 공감 매거진을 발행키로 하고 제작 업체를 선정해 현재 편집작업을 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이달 중 발행될 이 간행물은 ‘사천이야기’라는 이름으로 매회 1000부를 발행할 계획이다. 앞서 시보 제작을 위해 지난해 말 ‘시정 홍보를 제대로 하겠다’며 언론사 부장급 출신 전문가를 특별채용했다.
사천시 관계자는 “이 간행물은 시보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시민들의 이야기, 정책 공감, 청년 제언 등을 소재로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발행하는 시보는 행정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만 해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문화예술단체 활동이나 청년 이야기, 좋은 정책에 대한 시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채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지속 가능한 시민문화 도시가 되기 위해선 시민과 행정기관이 소통하며 공감하는 정보 교류수단이 필요하다”면서 부산·인천·전주·안성시가 이 같은 간행물을 현재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천시의 이런 간행물 발행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우선 발행 시점이다. 한 시민은 “아무리 의도가 순수해도 시장 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 기초단체장의 치적이나 홍보용 사진 등을 실어도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계간지를 발행해야 하는지 의혹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밭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것이다. 또 다른 시민은 “전문인력을 뽑아 시보 만들기를 시작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또다시 시민 목소리를 담겠다며 홍보물을 만든다면 누가 봐도 선거용으로 오해하지 않겠느냐”며 “굳이 강행하려면 작은 치적을 크게 알리려는 꼼수보다는 시민 참여의 폭을 늘려 아까운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천시 관계자는 “‘사천이야기’는 행정정보를 전달하는 뉴스 전달 형태가 아니라 인터뷰나 스토리텔링, 훈훈한 소식 등을 담을 계획”이라며 “시민 참여를 높여 품격 있는 도시를 지향하는 수준 높은 매거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