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없는 부산교육감 선거, 정책실종·비방전 양상

- 토론회서 과거행적 의혹 제기

- 후보 간 법정공방 비화 가능성

- 시장만큼 중요… “홍보방안 절실”

부산시교육감 선거가 총체적인 난국에 봉착했다. 교육감 선거는 가뜩이나 시장 선거 등에 밀려 관심도가 떨어지는 데다 정책 대결은 사실상 실종되고 오히려 폭로전이 불거지면서 유권자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더해 후보 자격 논란이 빚어지고, 앞으로도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도 커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사라진 정책…절반은 부동층

국제신문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1~12일 부산시민 8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부산시 교육감 후보 적합도 조사(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여실히 드러난다. 사실상 교육감 후보가 확정된 시점임에도 지지후보 없음이 19.2%, 모름·무응답이 31.6%로 2명 중 1명이 부동층으로 분류된 것이다. 이는 동시에 실시한 부산시장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지지후보 없음 7.1%, 모름·무응답 10.6%)와 격차가 크다. 

특히 이번 교육감 선거가  관심 밖으로 밀려난  원인 중 하나는 정책 대결 실종에서 찾을 수 있다. 교육감 후보자는 소속된 정당도 없어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개인 이력과 정책이 어떤 선거보다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후보가 정책을 내놓는 시기가 전반적으로 늦어지면서 이를 통한 검증도 쉽지 않다. 함진홍 후보는 30일 처음으로  공약을 공식 발표하고, 김성진 후보는 지난 15일 교원을 대상으로 한 10대 공약을 발표한 후 열흘 만인 지난 25일 청소년컨벤션센터 건립 추진 공약을 내놓았다.  7대 공약도 함께 공개했으나 구체성은 떨어진다. 김석준 후보도 지난 15일 첫 세부 공약 발표 이후 28일이 되어서야 세 번째 세부공약을 내놓았다. 

선관위가 여는 TV토론회도 반쪽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토론회에 참석하려면 4년 내 해당지역구 선거에서 10% 이상 득표하거나 5월 1~30일 언론기관에서 실시·공표한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상황대로라면 4명의 후보 중 2명만 참석할 수 있다. 동아대 김달효(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감의 역할은 시장만큼 크므로 후보를 잘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토론회 등 알릴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면 자연스럽게 정책대결로 흘러갈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네거티브에 후보 자격 논란까지

여기에 후보 과거 행적에 대한 의혹 제기가 불거지면서 정책은 없고 네거티브만 난무한다는 비판이 있다. 

김성진 후보가 지난 25일 열린 KNN 부산시교육감 후보 토론회에서 김석준 후보의 부산대 교수시절인 10년 전 교수 임용 과정에서 벌어졌던 일을 언급했다. 김석준 후보는 “교수 임용 건은 이미 무혐의로 결정 난 사안이다”고 반발했다. 김석준 후보 측은 김성진 후보 측에서 계속 관련 일을 언급하면 법적 대응에 나설 의향을 밝혔다. 

교육감 후보 자격 논란도 처음으로 빚어졌다. 박효석 전 아시아공동체학교장은 지난 8일 예비후보 신청 후 지난 25일 본후보 등록도 마쳤다. 그러나 박 후보 경력 인정을 두고 선관위는 교육청에, 교육청은 교육부에, 교육부는 법제처와 교육청에 최종 판단을 떠넘겼다. 만약 법제처가 선거 전 의견을 내놓는다면 상황은 또다시 달라질 수 있다. 

경력 인정 범위도 논란의 소지가 커 향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교육감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는 교육경력 혹은 교육행정경력 3년 이상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교사 등으로 근무하다 휴직하면 이를 경력으로 인정할 것인지, 또 모든 종류의 휴직을 동등하게 처리할 것인지 등은 명시돼 있지 않다. 

시교육청 전영근 교육국장은 “교원자격검정령에는 교육경력 계산법 등이 상세하게 나와 있으나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엔 명시돼 있지 않다. 논란의 소지를 없애려면 관련 법규를 준용한다는 문구 등을 넣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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