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부산 해운대고 급식 비리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신정철 부산시의원 후보에 무죄를 선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정성호 부장판사)는 5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신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신 후보는 해운대고 교장 시절인 2009년 3월부터 2013년 8월까지 관련 법규와 지침을 위반해 급식비를 지출하고, 특혜성 계약을 맺어 급식업체에 9억8000만 원 상당의 이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시교육청이 2016년 4월 해운대고가 2013년 급식비 중 식자재 사용 비율을 65% 이상으로 하는 급식 가이드라인 적용을 배제하는 특혜성 협약을 체결했다며 신 후보 등을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식자재 사용 비율을 낮추는 수법으로 기소된 급식업체 대표는 이미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이날 재판에서 다른 학교 급식비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1년이 추가됐다.
그러나 신 후보에 대해서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교장이 고의성을 갖고 의도적으로 급식 업무에 소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3년 7월 1일 급식업체가 해운대고에 공급하는 급식의 식품비 비율이 65%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8월 31일 퇴임할 때까지 학교장으로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으로 인해 학교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이 끝난 후 신 후보는 격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신 후보는 “교육자로서 평생 청렴하게 살아왔다. 양심과 소신에 따라 교육감의 정책을 막았을 뿐인데, 교육청이 나를 고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일주일 내 항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신 후보의 무죄 판결로 부산시의원 해운대1 선거구는 다시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신 후보는 자신이 제명된 후 공천을 받은 박문자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주환 후보와 치열한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