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후보 2인 유효표 서로 인정
- 강서구에 얹혀 개표한 북구 진땀
제7회 지방선거가 열린 13일 부산 중구에서는 수상한 쪽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과 선관위의 말을 종합하면 명함 크기의 이 쪽지에는 6·13지방선거 후보 5명의 기호와 실명이 기재됐다. 각각 부산시장과 교육감 중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의 이름이 적혔으며 경찰은 현재까지 7장을 확인했다. 공직선거법 제93조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하기 위해 허가받지 않은 인쇄물을 배부 또는 게시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 쪽지는 유권자에게 찍어야 할 사람의 출마 직책과 기호, 성함을 명기해 뿌린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쪽지의 출처를 확인하고 있으며, 출처가 확인되는 대로 해당 쪽지가 선거 유세를 목적으로 제작·배부된 것이 맞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지난 선거와 달리 변경된 투표소를 잘 몰라 불편을 겪은 유권자가 다수 있었다. 부산 금정구 회동동에 사는 송양근(57) 씨는 그동안 투표를 해왔던 금사동 제3투표소인 회동초등학교로 향했다. 하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투표소가 인근 ‘예술지구P’로 변경된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한참을 찾은 뒤에 인근 벽에 A4용지 크기로 약도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산시선관위는 지난 대선과 비교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소가 변경된 곳은 총 66곳이라고 밝혔다. 29곳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층으로 옮겼고, 12곳이 대선 때와 달리 근무·영업 때문에 바뀌었다. 25곳은 투표구가 신설되거나 변경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일 3일 전인 지난 10일에 이전 투표소 부근에 투표소 변경을 안내하기 위해 현수막을 걸었다”고 해명했다.
개표장에서는 투표인이 제대로 찍히지 않은 용지의 유·무효를 놓고 상대 후보가 서로 이를 인정하는 일이 있었다. 이날 오후 8시32분 부산진구 개표장인 개성고에서 심사·집계부 제3반이 다급히 선관위 관계자를 찾았다. 시장 선거 투표용지에서 유효표로 인정하기 어려운 표 두 장이 동시에 등장했기 때문. 문제의 기표 용지 두 장 모두 둥근 투표인의 우측 하단 테두리 부분 4분의 1만 찍힌 상태로 개표장에서 발견됐다. 이 중 한 장은 오 후보를, 다른 한 표는 경쟁자인 서 후보를 찍은 용지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인으로 찍은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된다면 유효표로 인정한다는 게 방침”이라면서도 민주당과 한국당 참관인에게 판단을 넘겼다. 양측 참관인 모두 “유효표로 인정하겠다”고 말했고, 사표(死票)가 될 뻔한 투표용지 두 장은 살아남았다.
부산 북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개표장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북구와 강서구는 이번에 같은 강서구 체육공원에서 개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강서구가 주경기장을 차지해 북구는 보조경기장을 사용해야 했다. 유권자는 북구가 25만3907명으로 강서구(9만2854명)보다 2.5배 이상 많지만 주인인 강서구가 훨씬 큰 주경기장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강서구 개표사무원들은 넓은 장소에서 시원하게 개표를 진행한 반면 북구 개표사무원들은 좁은 곳에서 선거 열기까지 더해져 무더운 개표를 해야만 했다. 북구는 지난 대선 때 덕천초등학교에서 개표했으나 공간이 좁아 투표함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밖에서 북구 직원들이 비를 맞으며 대기해야 했다.
사회1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