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권청탁 멀리하려
- 무소속 출마 뚝심 지켜 성공
- 최저비용 선거운동 긍정 효과
- 지역특화 의·과학산단 등 포부
“현명하고 똑똑하고 위대한 군민을 모신 덕분에 거센 중앙정치의 바람도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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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앞으로 군정 운영 방향과 선거운동 뒷얘기를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문재인 태풍’이 몰아친 6·13지방선거에서 부산 기장군은 무풍지대였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돌풍’을 잠재운 데 이어 두 번 연속이다. 무소속으로 내리 3선에 성공한 오규석(59) 기장군수는 “나는 상대 후보와 싸운 게 아니라 대통령과 싸웠다”며 비결을 묻는 말에 “군민 덕분”이라고 대답했다. 총 4선에 성공한 그는 37세 때인 1995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의 공천을 받아 초대 기장군수에 당선됐다.
오 군수는 이번 선거에서 기장읍 정관읍 장안읍 일광면 철마면 등 모든 지역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초대군수 시절 매일 점심시간 5개 읍면을 돌면서 어르신께 침을 놔 드렸다”며 “지금은 선거법에 저촉돼 그럴 수 없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어르신을 만나서 말씀을 경청했다”고 말했다. 오 군수는 “동네 가로등이 안 된다는 것부터 ‘이장이 군수 욕을 한다’는 말까지 별의별 얘기를 다 해주셨다. 크고 작은 민원을 해결하면서 주민과 신뢰가 쌓였다”고 덧붙였다.
무소속을 고집하는 것도 당시의 경험 때문이다. 오 군수는 “정당 소속으로 군수가 되니 지역 국회의원 등으로부터 인사와 이권과 관련한 청탁이 수시로 들어왔다. 당시 경험으로 기초선거만큼은 정당 없이 치러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정당공천은 기초선거에서 악습이자 적폐다. 정당공천제 폐지 없는 지방분권은 소설 같은 얘기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군수는 선거사무실도 두지 않고, 최저비용으로 선거를 치렀다. 아내 강미숙(59) 씨와 아들 임택(32) 씨만이 오 군수를 도왔다. 그는 “취업준비 중인 아들에게 미안해서 말도 못 했는데, 먼저 ‘선거를 돕겠다’고 하더라. 정말 고마웠다”며 “직접 작성한 12쪽 분량의 공보물, 명함 2만 장, 현수막 10장, 포스터에 나간 돈이 선거 비용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의 군정에 “기장만의 특화된 동남권 의·과학산단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지역 경제를 이끌고, 빠른 성과와 피드백을 반영해 업무 완성도를 고도화하는 ‘애자일(Agile) 조직’을 도입해 행정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4년 후에 대해 질문하자 “우선 군정에 집중해 작은 기장이 큰 부산을 이끌고, 나아가 한국을 선도하는 본보기가 되겠다. 광폭 행보가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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