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제한 규정으로 물러나는 우리 지역 구청장(혹은 군수)의 뒤를 이을 인물은 누가 될까. 또 현재의 구청장이 재선, 3선에 성공할까 아니면 새로운 인물로 교체될까. 대부분의 지역이 그렇듯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이 뽑힐까 혹은 무소속이나 야권 소속이 수장이 될까. 제6회 6·4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새로운 수장이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당 공천 배제 여부를 포함한 굵직한 변수가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기초단체장을 노리는 지역 인사들의 움직임에도 서서히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 3선 단체장 후임은 나요 나

# 해운대구

- 與 김영수·박상유 등 거론
- 野 고창권·홍순헌 등 고민

# 강서구

- 與 안병해·이종환 등 유력
- 민주 김동일·김진옥 등 물망

기초단체장 선거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은 해운대구와 강서구다. 배덕광 청장과 강인길 청장이 각각 3선 연임 제한으로 물러나게 됨에 따라 자천타천 후보군도 두껍게 형성되고 있다.

지역 서부산권 개발의 중심인 강서에서는 여권 성향 후보만 10명 가까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안병해 전 청장과 이종환 이병조 현 시의원, 김행곤 전 구의회 의장 등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재임 중 하차한 안 전 청장은 주민에게 다시 한 번 신임 여부를 물어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의지다. 두 시의원은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챙겨주는 의정 활동으로 점수를 쌓아가고 있다. 도농 복합 지역의 특성상 '출신 지역'에 따라 공천 경쟁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은 김동일 전 구의회 의장, 김진옥 전 구의원, 구대언 전 시의원 등의 출마가 점쳐진다.

해운대구도 비슷한 사정이다. 새누리당에서는 2004년 배 청장과의 경선에서 분패한 김영수 시의원이 가장 적극적이다. 김 의원은 구의회 의장도 지내는 등 네트워크도 풍부하다. 당 사무국장인 박상유 씨도 급부상하고 있다. 한발 물러선 듯하지만 백선기 이동윤 이철상 시의원도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다. 김영준 부산시장 특별보좌관, 허옥경 전 해운대구청장의 오빠인 허훈 전 구의원, 남명숙(여) 전 구의원도 거론된다.

야권에서는 통합진보당 고창권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의 출마가 유력시된다. 민주당 성향의 홍순헌 부산대 교수와 임채웅 전 구의원도 준비 중이다.

◇ 이번엔 내 차례… 리턴매치 한판

# 기장군

- 오규석 군수에 홍성률 도전
- 與 김수근·정동만 등 후보군

# 동래구

- 조길우-최찬기 현·전 청장
- 민주 정상원 출마 가능성

"설욕을 위해 4년을 꾹 참고 기다렸다." 현역 단체장과 지역 정치인 간의 리턴매치가 예상되는 지역도 많다. 우선 기장군의 경우 무소속 오규석 군수의 연임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홍성률 전 시의원이 일찌감치 표밭을 누비고 나선 모양새다. 4년 전 선거에서 홍 전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고도 여권 분열로 오 군수에게 자리를 내줬다. 다만 공천을 받고도 패한 후보가 다시 도전하는 것은 염치가 없다는 지적이 홍 의원에게 부담이다.

김수근 박인대 시의원과 40대의 정동만 군의원도 여권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젊음과 패기를 내세운 정 의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엔 무소속에 군수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공감대가 여권 후보들 간에 형성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동래구에서는 조길우 현 청장과 최찬기 전 청장 간의 재대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시의회 의장 출신의 조 청장이 재임 중 사업 마무리를 위해 연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주)아마란스화장품 대표를 맡고 있는 최 전 청장이 출마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전광우 당 사무국장과 권오성 시의원 등도 부지런히 여론을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정상원 부산예대 겸임교수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사하구는 이경훈 현 청장과 조정화 전 청장의 리턴매치가 유력하다. 사하는 이 청장이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산외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조 전 청장이 설욕을 벼르고 있다. 조 전 청장이 무소속으로 나설지 새로운 신당에 합류할지는 미지수다. 이 청장이 현기환 전 의원 측과 껄끄러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 여성 구청장·고위 관료 출신 파워도 볼만

- 김은숙·송숙희 연임 도전
- 정영석·하계열 공천 위태
- 남구는 시의원들 각축장

■여성 구청장, 재선 여부는

지역 내 여성 단체장인 김은숙 중구청장과 송숙희 사상구청장의 연임 여부도 정가의 적잖은 눈길을 끌고 있다. 나란히 재선에 도전하게 되는 두 구청장은 취임 이후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지런함을 내세워 크고 작은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해 주민들로부터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내 국회의원이나 시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공천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료 출신들의 성적표는북구와 동구는 시 출신 고위 간부들의 단체장 수성 혹은 입성 여부로 관심을 끈다. 동구는 해운대부구청장을 지낸 정영석 청장이 재선을 노리는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 국회의원인 정의화 의원과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공천이 쉽지 않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 지역엔 4년 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지만 친박(친박근혜) 무소속 돌풍에 아깝게 패한 박삼석 부산교통공사 상임감사의 재도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최형욱 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도 여권의 공천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폐공사 사장을 지낸 이해성 민주당 중·동구 지역위원장이 설욕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오경희 전 구의원도 무소속 출마가 점쳐진다.

초등학교 교장 출신의 황재관 청장이 버티고 있는 북구는 최근 조성호 시 행정자치국장의 출마설이 돌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주소지가 이 지역 덕천동인 데다 북구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주민들의 강력한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허태준 시의원도 새누리당 공천 경쟁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최장수' 구청장인 하계열 부산진구청장의 거취도 관심이다. 하 청장은 관선 한 차례, 민선 세 차례(연임은 아님) 등 부산진구청장만 네 번을 지냈다. 이번에도 출마가 가능하지만 지역 국회의원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다는 소문이다.

■한동네 시의원들 선의의 경쟁

남구는 김선길 이산하 송순임(여) 박재본 등 지역 출신의 시의원이 일제히 구청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 지역에 기반을 둔 비례대표 김름이(여) 시의원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시의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오랜 당료 생활을 통해 지역에 탄탄한 기반을 닦아놓았다. 이번엔 구청장으로 지역에 봉사하겠다는 의지다. 시의회 창조도시교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구의원 3선, 시의원 2선의 경험을 활용해 구청장에 도전한다. 구의원 출신에 무소속으로 시의회에 진출한 후 새누리당에 입당한 송 의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종철 현 구청장은 3선 도전에 욕심을 내고 있으나 건강 문제로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는 것이 핸디캡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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