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의 모험' 설 대목 부산 비우고 해외출장

차기 부산시장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새누리당 서병수(사진) 의원이 24일부터 30일까지 부산을 비운다. 올란도 온두라스 신임 대통령 취임식(27일)에 박근혜 대통령의 특사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는 당내 시장 후보 경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설연휴 민심의 향배와 맞물려 있다. '갈길이 바쁜' 서 의원 입장에서 설 연휴 직전 일주일을 비운다는 것은 어쩌면 민심에 대한 모험일 수도 있다.

이 같은 사정을 모를 리 없는 서 의원이 청와대의 특사 제안을 수락한 배경은 무엇일까. 일단 확실한 '당심'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이 서 의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시기에 특사로 택한 것은 당에 '신호'를 준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직 관망하고 있는 부산 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에게 '박심(朴心)'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부산의 한 친박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중요한 시기에 서 의원을 특사로 보낸 것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부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의원들 입장에서는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또 의원들의 선택이 당내 시장 후보 선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박심'은 서 의원과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후보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괴리'가 있다. 2012년 12·19대선때 박근혜 대통령의 부산 득표율은 59.82%였다. 반면 같은 해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얻은 정당 득표율은 51.31%였다. 박 대통령 개인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호감도는 높지만 친박계가 주류인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민심'에는 오히려 서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당 일각에서는 서 의원의 개인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민심'이 아닌 '박심'을 활용한 고지 선점 전략에 대한 '회의론'도 없지 않다. 

서 의원은 최근 자신의 저서를 통해 박 대통령과의 일화를 공개하면서 '친박 실세' 행보를 부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내 시장 후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민심이 왜곡된다는 공격도 받을 수 있다"며 "서 의원이 박심을 활용한 행보를 강화할수록 다른 후보들이 민심을 앞세워 '반(反) 서병수 전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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