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강서는 전원이 의지
- '사관학교' 명성 유지 여부
- 의원출신 구청장 수성 관심

- 자치단체 운영에 필수적
- 예산과 인사 의회서 경험
- 공무원 사회도 미리 파악
- 선거서 강세 보이는 이유

오는 6·4지방선거의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 부산시의회 전·현직 의원들의 출사표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시의원만 줄잡아 10여 명이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하면서 기초단체장 배출의 '사관학교'라는 부산시의회 명성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지역내 16명의 기초단체장 가운데 7명에 이르는 시의원 출신 현역 기초단체장들의 수성 여부도 관심이다.

■의회에선 동료, 지역에선 경쟁자

현역인 배덕광 청장과 강인길 청장이 물러나는 해운대구와 강서구는 해당 지역 시의원 전원이 구청장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강서구의 경우 명지동 출신의 이종환 시의원이 일찌감치 다음 목표는 '구정 운영'으로 정하고 기반을 다지고 있다. 기업 경영 경험에다 시의원으로서 시와 구의 살림살이도 빠지지 않을 만큼 공부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강동동 출신의 이병조 시의원도 이에 질세라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 도시계획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포함한 지역 현안 해결에 앞정선 것이 강점이다. 초선인 두 시의원은 공교롭게도 해양도시소방위원회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다.

해운대구의 경우 이 지역 서병수 국회의원으로부터 공천받은 백선기 김영수 이동윤 등 3명의 시의원이 모두 기초단체장 후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는 서 의원의 부산시장직 도전이라는 '대사'를 앞둔 상태여서 구청장 후보들이 드러내놓고 경쟁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오히려 서 의원의 시장 선거에 공을 많이 세우는 사람에게 공천장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시장 선거를 돕는 것이 결국 구청장 선거인 셈이다.

남구청장 자리를 두고도 동료 시의원끼리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남구을(위원장 서용교) 지역 김선길 시의원과 남구갑(위원장 김정훈) 지역 송순임(여) 시의원이 주인공이다. 오랜 당료 생활로 잔뼈가 굵은 김 의원은 시의회 운영위원장을 맡아 기초단체장 운영을 위한 수업을 해왔다. 무소속으로 당선돼 새누리당에 입당한 송 시의원도 꽤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밑천으로 강하게 대시하고 있다.

기장군은 전·현직 시의원이 새누리당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의 오규석 군수가 버티는 곳이기도 하다. 지역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2010년 선거에서 여권 성향 후보 난립으로 패배한 홍성률 전 시의원에게 설욕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무소속에게 기초단체장 자리를 넘겨준 홍 전 시의원이 '결자해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친박' 성향으로 지난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박인대 시의원을 오 군수 대항마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동구에서는 최형욱 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과 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박삼석 부산교통공사 감사가 경쟁하고 있다. 선임 상임위인 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으로서 시의 주요 현안을 비교적 슬기롭게 처리하는 능력을 보여준 최 시의원이 한발 앞서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영도구에서는 이 지역 토박이로 3선 시의원을 지낸 안성민 전 시의원이 꾸준히 기초단체장을 향한 행보를 다져가고 있다. 금정구에서는 현 부산시의회 백종헌 제1부의장이 구청장 진출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고, 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부위원장인 권오성 시의원은 동래구청장을 노리고 있다. 사상에서는 신상해 전 시의원이 2010년 선거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인 노재갑 시의원은 사하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이다. 조경태 의원 보좌관을 지낸 그는 이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일찌감치 얼굴을 알려나가고 있다.

■시의원의 이유있는 기초단체장행

부산시의회 사무처 한 관계자는 28일 "일부 시의원들의 경우 의회 활동을 할 때에는 둘도 없는 동료지만 지역구로 가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 관계다"며 "기초단체장 공천 경쟁을 벌이는 시의원들 앞에서는 조심스러워서 말도 함부로 못한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부산의 16개 구·군 가운데 시의원 출신이 단체장을 맡고 있는 곳은 ▷강서(강인길) ▷사상(송숙희) ▷동래(조길우) ▷금정(원정희) ▷남구(이종철) ▷수영(박현욱) ▷서구(박극제) 등 모두 7곳이다.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셈이다. 이 가운데 3선 연임 제한으로 물러나는 강 청장을 제외하는 나머지 6명은 이번 선거에도 나설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시의원 출신 구청장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일부를 제외하면 시의원 출신 기초단체장들의 지지세가 비교적 탄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난하게 연임이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이처럼 부산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시의원들이 초강세를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자치단체 운영을 위해서는 예산과 인사를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데, 시의회에서 충분히 수련을 거쳤다는 것이다. 우선 시의회 의정활동을 하면 시와 각 구·군의 예산 구조를 잘 알수밖에 없다. 게다가 구청의 새로운 사업을 위해 필요한 기술직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시의회 활동을 통해서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기초단체장 출마 예상 전현직 　 부산시의원 강서  이종환 이병조 시의원 기장군  박인대 시의원,  홍성률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 해운대  김영수 이동윤 백선기 시의원 남구  김선길 송순임 시의원 동구  최형욱 시의원,  박삼석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 영도  안성민 전 시의원 금정  백종헌 부산시의회 부의장 사상  신상해 전 시의원 사하  노재갑 시의원

◇ 부산시의원 출신 기초단체장 강서  강인길     남구  이종철 사상  송숙희     수영  박현욱 동래  조길우     서구  박극제 금정  원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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