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왼쪽)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오전 경기도 북부청사에 마련된 조류 인플루엔자(AI) 대책상황실을 방문해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 여야, 120일 총력체제 전환
- 국정안정-정권심판론 격돌
- 정파간 주도권 경쟁도 가열

4일부터 시작되는 6·4 지방선거 광역시·도단체장과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신호로 지방선거운동의 막이 오른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제한적 선거운동이 허용되며, 여야 각 정파는 사실상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고 일제히 선거전에 돌입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국정안정(새누리당)과 정권심판론(야권)이 격돌하는 가운데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후보공천 과정에서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 진영의 충돌이 예상된다. 또 야권에서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가칭 새정치신당)의 선거연대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선거초반부터 열기를 내뿜고 있다. 제1야당의 위상을 위협받고 있는 민주당이나 독자세력화의 첫 시험대에 오른 신당 양측 모두 물러설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사실상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때문에 집권여당의 승리 시 박 대통령은 집권 중반기 순조로운 국정 운영을 위한 탄탄한 동력을 확보, 국정주도권을 장악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에서도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오는 8월 말께로 예상되는 차기 전당대회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선거 패배 시 현 정부의 국정동력은 상당 부분 약화될 수밖에 없고, 주류에 대한 비주류의 비판 내지 견제 목소리가 커지면서 차기 당권 경쟁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김한길(가운데) 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 호남·충청 민심투어를 마치고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입장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당의 명운이 걸린 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과의 대결에 더해 야권 주도권을 놓고 신당과도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신당에까지 밀릴 경우 '김한길 체제'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친노(친노무현), 비노(비노무현)간 계파 갈등이 심화되면서 당은 그야말로 존폐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 정치의 경쟁이 구태정치의 전형인 새누리당을 도와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향후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새정치신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독자적인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의 텃밭인 호남과 수도권, 부산 등을 중심으로 확실한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아래 벌써부터 민주당과 호남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에서 신당이 약진할 경우 기존의 정치지형이 뿌리째 흔들리게되면서 2016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대격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3자구도'에 대한 부담감 역시 적지않아 수도권 등지에서의 야권연대 문제는 선거 막판까지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안 의원 측의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이 2일 "야권연대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이지만 딜레마"라면서 연대가능성을 열어놓은데서도 고민이 잘 묻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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