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평준화 40년 지나면서
- 6·4선거 출신고 쏠림현상 완화

- 학연 둘러싼 단골 라이벌 구도
- 앞으로는 보기 어려울 듯

오는 6월 부산시장 선거가 이른바 전통 명문고 대항전으로는 사실상 마지막 장이 될 것 같다. 선거에서 학연을 따지지 말자고 하지만 은연중에 후보들의 출신고교 동문 사이에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입시를 치러 자부심이 있는 세대들에겐 이런 현상이 더하다.

지난 4일 시장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당일 새누리당에선 권철현 전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이해성 전 조폐공사 사장이 등록을 마쳤다. 이들 외에 새누리당에서는 서병수 박민식 의원에다 설동근 동명대 총장이, 민주당에선 김영춘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들 예비후보의 출신학교를 보면 경남고를 나온 이는 권 전 의원, 서 의원, 오 전 장관 등 3명이나 된다. 부산고는 이 전 사장이 있다. 설 총장은 마산고를 나왔다. 1974년 고교평준화 실시 이전 세대인 이들에 맞서 평준화 세대인 새누리당 박 의원(부산사대부고 졸)과 민주당 김 전 의원(부산동고 졸)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평준화제도가 올해로 40년을 맞으면서 출신고로 따질 때 '인물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후보군으로 이전의 전통 명문고와 일반고 출신이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4년 후 시장선거에선 연령대로 미뤄 명문고 출신이 '명함'을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사실상 출신 고교로만 보면 '평준화세대'끼리 경쟁이 될 공산이 크다. 1995년 첫 시장선거 후 다섯 차례 선거가 '전통 명문고 출신'끼리 싸움이었음을 상기하면 올 시장선거가 '평준화 세대'로 넘어가는 끝물이 되는 셈이다.

지난 다섯 차례 시장선거는 철저하게 전통 명문고 대리전이었다.

1995년 1대 때 경남고 출신 문정수 후보가 부산상고를 나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누르고 첫 민선시장에 올랐다. 2대(1998년) 땐 한나라당 당내 경선에서부터 경남고와 부산고가 맞붙였다. 부산고 출신의 안상영 후보가 재선에 도전한 문 시장을 막판 뒤집기에 성공, 본선 출전 티켓을 따냈다. 당시 소속 의원들이 대의원들에게 지지후보 사인을 내려 뒤집어졌다는 게 지역 정계의 전언이다. 자신들에게 거북한 인사보단 다소 '말랑말랑'한 시장을 선호한다는 현실을 드러낸 첫 사건으로 지역 정치권은 기억한다.

2대 본선에서는 안상영 후보가 진주사범 출신의 무소속 김기재 후보와 접전 끝에 관선에 이어 민선시장 자리를 꿰찼다. 2002년 3대 선거도 한나라당 경선과 본선은 경남고와 부산고 대전이었다. 재선에 나선 안 시장에 경남고를 나온 권철현(당시 현역 의원) 전 의원과 부산고 출신 정의화 의원이 도전장을 내 경선이 3파전으로 치러졌다. 경선 결과 3663명이 투표해 안 시장이 12표 차로 권 전 의원을 간신히 따돌렸다. 본선 역시 3파전이었다. 안 시장은 경남고의 새천년민주당 한이헌 후보와 부산고의 김석준 후보를 꺾고 재선의 꿈을 이뤘다.

4대(2006년) 때는 마산고와 경남고 2차 대항전이었다. 2004년 안 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치러진 보선에 이어 마산고 출신의 한나라당 허남식 시장과 열린우리당 오거돈 전 장관이 다시 대결한 것이다. 여기에 김석준 후보가 가세했다. 허 시장이 오 전 장관보다 두 배 이상 지지를 얻어 재선 고지에 무난히 오르면서 3선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2010년 선거는 마산고와 동아고가 일합을 겨뤘다. 동아고를 나온 김정길 전 장관이 44.57%를 득표했지만 허 시장의 3선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역대 부산시장 선거 득표 현황(득표율) 5대 2010년 한나라당 허남식  77만507(55.42%) 민주당 김정길  61만9565(44.57%)   4대 2006년 한나라당 허남식  89만5214(65.54%) 열린우리당 오거돈  32만9470(24.12%) 민주노동당 김석준  14만1061(10.32%) 3대 2002년 한나라당 안상영  72만9589(63.76%) 새천년민주당 한이헌  22만1938(19.39%) 민주노동당 김석준  19만2594(16.83%) 2대 1998년 한나라당 안상영  55만8909(45.14%) 무소속 김기재  53만7983(43.45%) 새정치국민회의 하일민  14만1172(11.40%) 1대 1995년 민자당 문정수  88만5433(51.40%) 민주당 노무현  64만7297(37.58%) 무소속 김현옥  16만9652(9.84%) ※자료 : 중앙선관위 통계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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