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있는 예비후보들 "출마 접어야하는 건가?"

지난 25일 새누리당 부산시당 회의실에 마련된 6·4지방선거 공천 신청자 면접 심사장.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을 한 현역 구청장 A 씨는 공천관리위원들 앞에서 당황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직권 남용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자신의 범죄 전력(전과)에 대해 공천관리위원들이 집요하게 물어봤기 때문이다. A 씨는 나름대로 적극 변론을 펼쳤으나 공천관리위원들의 반응은 꽤 싸늘했다.

새누리당의 6·4지방선거 공천 심사에서 후보자(신청자)의 전과가 중대 변수로 등장했다. 전과와 관련한 심사 기준이 전에 비해 엄격해지면서 예기치 않게 경선에도 나가지 못하고 서류 심사 과정에서 탈락하는 후보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 신청자 전과여부 심사 가장 엄격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차례대로 진행된 부산 새누리당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에서 공천관리위원들의 최대 관심 사항은 전과 기록에 대한 내용이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경미한 내용이라도 전과가 있는 후보자는 예외 없이 문서로 만든 소명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면접 현장에서도 전과에 관련된 내용은 다시 한 번 검증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전과 기록이 있는 후보자는 공천관리위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이는 범죄 유형과 관계없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전과에 대해서는 공보물을 통해 공개하도록 한 개정 선거법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공천관리위원은 27일 "종전의 기준으로 심사했다가 본선에서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서류 심사에서 걸러 경선에도 나가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공천관리위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시의원 공천 신청을 한 B 씨도 자신의 사업과 관련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과가 확인돼 질문 공세를 받았다. B 씨의 경우 2010년 선거는 출마했지만 이번에는 강화된 기준을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면접장 주변에서 흘러나왔다. 구의원 신청자 C 씨는 선거법 위반 전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강서구 출신 후보자들은 상당수가 도시계획시설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강서 지역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어서 불가피하게 붙은 '전과'라는데 대체로 인식을 같이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28일 전체 회의를 열어 전과 기록과 관련한 경선 배제의 구체 기준을 마련한다. 현재로서는 엄격한 기준 적용으로 탈락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음주 운전 전력이 있거나 벌금 100만 원 이상의 전과가 있으면 예외 없이 탈락시킬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몇몇 현역 구청장이 희생양이 될 것이란 소문도 있다.

■외부 위원들 강경 분위기 주도

이번 공천관리위원회의 강경 분위기는 주로 외부 인사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어떨 때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도 있지만 '명분' 있는 주장이어서 별다른 반박을 못할 정도다. 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릴 경우에는 언제나 '원칙대로'를 적용하고 있다.

직설적인 질문도 많았다고 한다. 강서구청장 후보들의 경우 토박이 인사에게는 "강서 발전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나 비전이 있느냐"고 물었고, 외부인사에게는 "지역 연고도 없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어 반응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사전 자체 여론조사로 물의를 빚은 '기장1'과 '해운대2' 지역 시의원 후보들에게는 "앞으로 진행될 시당 주관의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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