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정치사의 양대산맥' '동지이자 숙명의 라이벌'. 상도동계(김영삼 전 대통령 세력)와 동교동계(김대중 전 대통령 세력)가 6·4 부산시장 선거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3당 합당 이전 '야도(野都) 부산' 회복을 내세운 야당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상도동과 동교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인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린 지난 26일 서울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상임고문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수석은 권 상임고문과 40여 분간 차를 마시며 "부산 선거가 정말 중요하다. 이기기 위해선 정통 민주세력의 힘을 모아야 한다.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권 상임고문은 "힘껏 돕겠다"며 이 전 수석을 격려했다. 이 전 수석은 MBC 기자 시절 야당에 출입하며 권 상임고문과 인연을 맺었다.
이 전 수석은 안철수 공동대표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이날 만남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DJ 최측근이었던 권 상임고문은 최근 안 공동대표의 새로운 멘토로 떠오르고 있다.
안 공동대표는 지난 2일 기존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통합을 선언한 직후 권 상임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고문님만 믿고 갑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권 상임고문이 "민주당과 합쳐야 길이 있다"며 안 공동대표를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안 공동대표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당내 부산시장 예비후보에게 소홀했던 점이 이 전 수석의 '동교동행'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 상임고문은 현재도 안 공동대표나 문재인 의원과 자주 만나며 전화 통화하는 사이다. 부산에서 영향력이 큰 안 공동대표와 문 의원의 연결고리가 바로 권 상임고문인 셈이다.
같은 당 예비후보인 김영춘 전 국회의원 역시 이날 서울에서 YS의 차남 김현철 한양대 특임교수와 회동(본지 지난 27일 자 4면 등 보도)했다.
김 전 의원은 "3당 합당 이전의 부산으로 돌아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지난 대선 때 문 의원을 지지했던 상도동계의 힘을 모아 야권 지지세를 넓혀야 한다"며 "김 특임교수가 '부산시장 선거에 나가는 김영춘을 도와줄 마음은 있다'고 했다. 하나하나 모아가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