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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서병수(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무소속 오거돈 6·4부산시장 선거 후보가 1일 부산시민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6·4부산시장 선거의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영춘 후보는 당의 '대표 선수'로 뽑힌 첫날인 1일 각각 '안심도시' 현장을 찾거나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사실상 본선의 막이 오른 것이다. 무소속의 오거돈 후보 역시 김 후보를 향해 전격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는 등 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 새누리 서병수 후보
- 재난관리·대응 일원화 목소리
- 고리원전·도시철도 현장 방문
- 예방중심·복지사각 해소 강조
1일은 서병수 전 국회의원의 신분이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로 바뀐 첫날이다. 이날 서 후보가 찾은 곳은 고리원자력본부와 부산도시철도 차량기지다.
서 후보는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이미 수명을 연장한 고리 원전 1호기를 오는 2017년까지 완전 폐쇄하고 원자력 해체기술 종합연구소를 설립해 폐로산업을 부산의 핵심산업 중 하나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노포동의 부산도시철도 차량기지에서는 "내구연한이 지난 1호선 전동차의 경우 안전진단 후 새 전동차 교체를 추진하고 불가피한 재난발생에 대비한 긴급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 후보의 이날 두 일정의 공통점은 '안전'이다. 원전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들고, 도시철도에서도 사고가 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서 후보는 두 현장에서 시설을 꼼꼼히 둘러보며 실무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세월호 침몰 대참사 이후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도시안전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안전 시장'의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후보 측 성현철 공보담당자는 "후보로 선출되자마자 안전한 부산을 위해 '안심도시 부산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키로 했다"며 "이는 무엇보다 시민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후보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고리원전과 도시철도 차량기지는 안심도시 부산 프로젝트와 관련된 주요 현장이다. 서 후보 측은 '안심도시 부산 프로젝트' 추진의 구체 방안으로 ▷책임지는 시장 ▷기본이 선 부산 ▷공동체적 가치의 확산 등 3가지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시장이 되면 부산의 리더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원칙과 기본이 살아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위기관리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서 후보는 이를 위해 ▷예방중심의 안심행정 ▷재난예방 데이터베이스(DB)와 매뉴얼 구축 ▷재난에 강한 맞춤형 안심사회 ▷복지사각 해소 등 안심생활 등의 프로그램을 구체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안심행정의 경우 부산시의 재난경보상황실을 소방안전본부와 결합해 시-경찰-소방으로 분산된 위기관리 및 대응체계를 일원화하고, 재난예방 DB 및 매뉴얼 구축과 관련해서는 431㎞에 달하는 부산의 해양 연안자료 DB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새정치연합 김영춘 후보
- 안철수·문재인 양 날개로 비상
- 安 "함께 손잡고 부산 누빌 것"
- 文 오늘 정책발표 회견 참가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에겐 후보 선출과 함께 '호재'가 날아들었다. 안철수·문재인이라는 든든한 양 날개를 본격 장착했다.
후보 선출 당일인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김 후보를 만난 안철수 공동대표는 "부산에 가서 적극적으로 선거를 돕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세월호 참사만 아니라면 당장 석가탄신일부터라도 함께 손잡고 다니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공동대표는 애초 무소속 오거돈 후보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정작 자기 당 후보에겐 소홀해 당내 비판 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안 공동대표 지지자들의 표 상당수가 오 후보에게 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안 공동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부산을 누빈다면 이 자체만으로 '오 후보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야권 표가 다시 김 후보 쪽으로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의원도 김 후보 지원을 시작했다. 1일 인선이 발표된 김 후보의 '부산혁신 선대위'에서 문 의원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문 의원은 2일 김 후보의 정책 발표 기자회견 때 직접 참가해 인사한다. 또 3일엔 김 후보,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지사 후보와 함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상임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손 상임고문이 전 민주당 대표일 때 김 후보는 최고위원을 지냈다. 이 시기 손 상임고문은 김 후보에게 "부산에 가서 정치를 해보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손 상임고문은 경기지사 시절 세계를 일곱 바퀴 반 이상 돌며 경기도를 세일즈해 일자리 74만 개를 창출했다"며 "나도 '일자리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안 공동대표 측근인 송호창 국회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김 후보와 안 공동대표 간 가교 역할을 한다. 실무를 총괄할 상임선대본부장은 최인호 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과 차재원 전 국회 부의장 비서실장이 선임됐다. 이정호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전략기획위원장, 배갑상 전 에너지관리공단 상임감사는 특보단장으로 김 후보의 선거전략을 짠다.
김 후보는 이날 민주공원을 참배한 뒤 부산시민공원 개장식에 참석했다. 김 후보는 "부산 개혁을 위한 정책과 비전을 시민에게 알려 지지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 무소속 오거돈 후보
- 범시민 후보 단일화 드라이브
- 3자 구도 책임론 거론 金 압박
- 당선후 여야 입당 가능성 일축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에게 먼저 단일화 카드를 내밀었다. 오 후보는 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일당 독점 구도 타파를 위해 범시민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그러면서도 "무소속 후보로 당선될 것이며, 무소속 시장으로 임기를 마치겠다"며 여야 입당 가능성을 재차 일축했다.
오 후보는 특히 "부산 발전을 위한 시민대연합의 취지에 김 후보가 공감한다면 언제든 만나서 단일화를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통 큰…"이라고 언급했다가 "여기까지만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오 후보는 그동안 야당 측이 바라는 단일화와 개념이 다른 '범시민 단일화'를 주장했다. 이날 역시 "새누리당 지지자까지 포함하는 대연합"을 범시민 단일화라고 정의했다.
오 후보의 이 같은 논리는 여러 가지 포석을 깔고 있다. 우선 '야권 단일화'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야합' '도로 민주당' 등 여당의 공세를 피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선출로 인한 컨벤션 효과가 확산하기 전에 단일화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피해 갔다. 오 후보는 "무소속이 정당정치를 대체할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며 "하지만 (무소속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부산이 꼭 선택해야 할 올바른 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오 후보의 주장이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분위기다. 이날 오 후보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후보는 "정당 후보가 시민 지지 확대를 위해 노력하지도 않고 후보 선출 바로 다음 날 단일화를 논의한다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나는 무조건 단일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단일화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명분 없는 단일화를 할 바에야 차라리 '3자 대결'로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오 후보도 '책임론'을 거론하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오 후보는 "부산이 20년 만에 일당 독점 구도를 깰 기회가 왔는데 1 대 1 구도를 만들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만약 그런 사태를 발생시킨 후보는 역사의 죄인이 되고,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내가 그만두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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