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치권 '국회의원 = 甲' 구도 깨지나

- 지역구 의원 직·간접 반대에도

- 현역 대부분 상향식 공천 쟁취

새누리당 6·4부산 지방선거 후보 경선 결과 국회의원들의 '힘'이 상당히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친박(박근혜)계 핵심인 서병수 후보는 당 주류 의원들의 지원을 받았지만 박민식 의원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의 박빙 승부 끝에 본선에 진출했다.  

이번 선거에 전면 도입된 상향식 공천방식인 경선에 참여한 부산지역 현역 구청장들 상당수가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를 뚫고 경선을 통과했다. 

새누리당이 여론에 떠밀려 도입한 상향식 공천이 국회의원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면서 '국회의원 의중이 곧 당심'이라는 그동안의 공식을 깨는 단초가 된 것이다. 이는 부산 의원들에게 집중된 지역 정치 권력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회의원 = 당심? 별개!

과거 선거에서 당협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지역 의원들은 대의원 및 당원의 표심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서 후보와 박 의원을 제외한 부산 14명의 여당 의원 중 친박계인 4, 5명은 서 후보를 물밑 지원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반면 박 의원과 권 전 대사의 확실한 우군으로 분류할 만한 의원들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서 후보가 경선 전 권 전 대사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렸음에도, 완승이 예상됐던 배경이다. 하지만 서 후보는 선거인단 득표에서 박 의원과 권 전 대사에게 각각 80표, 225표 앞서는 데 그쳤다. 

과거 선거에서 맹위를 떨친 국회의원의 '영(令)'이 대의원·당원들에게 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국회의원 힘의 약화는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 등으로 이뤄진 구청장 경선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영도·부산진·남·금정·연제·사상 등 경선에 참여한 현역 구청장들은 모두 승리, 본선에 진출했다. 일부 지역 의원은 경선전 이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했었다.

■갑을 관계→수평적 관계 변화

이번 경선을 계기로 국회의원들의 지역내 입지 축소는 일정 부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과 기초단체장 경선에서 대의원·당원에 대한 장악력 약화가 확인됐고, 불편한 관계에 있던 상당수 현역 구청장들은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역 청장들이 본선에서 승리하면 과거 선거에서 사실상 공천을 내락했던 국회의원과의 '채무관계'를 청산, '갑을 관계'가 '경쟁 관계'로 바뀔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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