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 분노한 40대, 6·4 선거 변수로

- 본지 여론조사에서도

- 18%가 與→野 지지 바꿔

- 지지율 격차도 더 커져

- 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부산 40대 유권자가 6·4부산시장 선거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 시스템의 난맥상에 '우리나라가 3류 국가였나'라는 부끄러움과 무기력함에 사로잡혀 있다. 또 자녀를 잃은 안산 단원고 학부모들과 같은 세대로 이들의 슬픔에 누구보다 공감하며 함께 울고 있다. 유독 이들의 슬픔이 정부와 여당을 향한 분노로 바뀌고 있어 6·4선거에서 드러낼 표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지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실시한 지난 2월과 5월 여론조사(표본 10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를 분석한 결과, 부산 40대 유권자의 18.3%가 세월호 참사 이후 여당에서 야당(무소속 포함)으로 지지후보를 바꿨다. 전체 응답자 중 여에서 야로 지지후보를 바꾼 비율인 9.5%의 배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40대의 부정적 평가는 42.2%로 비판적 성향이 강한 20대(57.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부산시장 선거 결과에 대해 여야 후보가 '경합'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지난 2월 38.3%에서 48.4%로 10.1%포인트나 급등했다. 반면 '새누리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응답은 33.2%로 2월보다 7.9%포인트 감소했다.

부산 40대는 비판적인 '2030세대'와 보수적 성향의 '5060세대'와 달리 상황과 사안에 따라 가변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40대 표심이 박 대통령과 여당에 싸늘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분노는 여야 후보에게 실제 투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무소속 오거돈 후보와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40대의 지지율은 31.2%로 나타났다. 반면, 오 후보는 49.9%를 얻었다. 지난 2월 조사 때 동일 연령대와 비교할 경우 서 후보의 지지율은 1.1%포인트 소폭 상승한 반면 오 후보의 지지율은 12.8%포인트나 급등했다. 다만, 40대의 분노가 지방선거에서 '반여(反與)' 표심으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다.

리서치앤리서치 송미진 팀장은 9일 "세월호 참사 이후 다른 연령대는 원래 지지·비판 성향이 다소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정도지만, 그동안 전반적으로 보수화됐던 40대는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적 경향이 훨씬 강해지고 있다"며 "각종 사회 현상에 밀접하게 관계돼 있는 세대인 데다 세월호 유족들과의 공감대 확산 등이 더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최근 들어 40대는 진영 논리보다 중간자적 입장에서 의사를 표시하는 이른바 '민심의 바로미터 세대'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들의 실망과 분노가 결국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이들 이탈표가 야당으로 직행할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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