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고창권 부산시장 후보가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 당선된다면 돈보다는 생명, 자본보다는 노동의 가치, 이윤보다는 공공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꼭 만들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해고 청소원 단식농성장 등
- 생존권 투쟁 현장 전파 노력
- 당선땐 노동현안 최우선 처리
- 철도·의료민영화 등 문제
- 알려 나가는 정당 꼭 필요

- 정치, 삶의 어려움 푸는 열쇠
- 진보정치 더 성장하면
- 국민이 주인되는 꿈 이뤄져
- 야권 '추모 촛불' 들고 만나면
- 돈보다 생명존중 사회 가능

14일 오후 6·4지방선거 통합진보당 고창권(48) 부산시장 후보는 갑자기 내린 비로 부산시청 앞 민주노총 농성장 지지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부산시당 사무실에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고 후보는 최근 대우버스 노조 농성장, 신라대 청소노동자 단식농성장 등을 꾸준히 찾으며 노동자·서민 정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비록 '표'가 많지 않은 곳이라 해도 신념과 원칙을 지키며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고 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에다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과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등의 당내 악재가 겹쳐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내란음모 조작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 시도는 종북 소동을 벌여 진보진영을 무너뜨리고 야권연대를 파괴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정치공작입니다. 이런 분열공작에 놀아난다면 야권 전체가 선거에서 필패할 겁니다. 민주주의도 크게 후퇴하겠죠. '진짜 야당'을 알리고, 노동자·서민의 대변자 역할을 하면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고 후보는 이에 더해 "통합진보당은 노동자들이 만든 정당"이라며 "박근혜 정부에 맞서 철도·의료민영화 등의 문제를 알려 나가는 정당이 꼭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그가 주장하는 '진짜 야당' '제대로 된 야당'은 뭘까. 고 후보는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많은 국민이 무능한 정부, 생명보다 돈을 중시하는 사회에 분노하고 있다"며 "이런 국민 여론을 담아내는 것이야말로 야당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서명운동과 촛불문화제에 동참하는 등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앞장서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오늘 대한민국의 축소판입니다. 선거에 나서는 정치인들에게도 무거운 숙제를 안기는 것 같네요. 우리 사회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합니다. 또 무책임한 정부를 심판해야 합니다. 야권이 이 일에 힘을 모으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야권을 향한 국민의 바람 아니겠습니까."고 후보는 4, 5대 해운대구의원을 지냈고, 이후 구청장과 국회의원 등 선거에 여러 번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그런데도 부산시장 선거에 또 나섰다. "당선만이 목표였다면 부산에서 더 가능성 있는 정당을 선택해 정치했겠죠. 하지만 제 목표는 당선이 아니라 부산과 한국 정치를 바꾸는 겁니다. 돈보다는 생명, 자본보다는 노동의 가치, 이윤보다는 공공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꼭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보정당이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시장선거에 도전하는 각오는 어떨까. 고 후보는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배운다. 그래서인지 훨씬 더 절박해졌다"며 "노동자·서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시정에 꼭 반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언론에 섭섭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노동자·서민의 현장 모습을 시민에게 전하고 싶어 후보 자격으로 방문하고 기자회견도 하지만 '유력 후보'가 아니라는 이유로 언론이 잘 다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고된 신라대 청소노동자들이 단식투쟁을 벌였습니다. 일자리 하나를 지키기 위해 40일 넘게 단식해야 하는 사회가 살 만한 곳입니까.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 같은 생존권 투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목소리가 저 고창권을 통해서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는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 역시 시장이 해결해야 할 몫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자신이 시장이 되면 가장 먼저 이런 일들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고 후보는 "부산시장이 신라대 총장을 만나서라도 청소노동자들의 일자를 지켜줘야 한다. 3년 넘게 복직투쟁 중인 풍산마이크로텍 노동자들도 현장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며 "시장에 당선된다면 부산의 노동 현안에 가장 먼저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원래 정치인이 되기 전 '동네 의사'였다. 부산의 소외지역인 해운대구 반송동에서 의사로서 풀뿌리 마을운동을 펼치며 정치에 눈을 떴다.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현 희망세상)'이라는 주민조직을 만들어 활동했다. 이 단체는 주민자치와 지역운동의 전국적 우수사례로 손꼽힌다. 현재 해마다 열리는 장산 해맞이 행사, 반송 어린이날 행사 등도 10여 년 전 이 단체가 마련한 동네잔치에서 시작됐다. 그는 "무엇보다 주민과 함께 만든 '느티나무 도서관'이 기억에 남는다. 돌아보니 감회가 정말 새롭다"며 "마을 분들과 이런저런 동네 일을 하다 보니 '아, 이게 바로 정치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치가 돈 있고 '빽' 있는 사람들만 하는 일이 돼서는 안 됩니다. 주민, 노동자·서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가 반송에서 시작된 풀뿌리 민주주의입니다. 이 소중한 경험을 살려 부산시정을 이끌어가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그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노동자·서민', 그리고 '풀뿌리'와 '현장'이다. 이 단어들은 그의 '정치인으로서의 꿈'과 깊게 연관돼 있다. "사람들이 '정치' 또는 '정치인'이라고 하면 참 안 좋게 여깁니다. 군부독재와 보수정치를 거치면서 정치가 국민에게 실망만을 안겨줘서 그런 게 아닐까요. 정치가 더럽고, 실망스러운 게 아니라 우리 삶의 어려움을 푸는 열쇠이자 서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무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국민을 정치의 주인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진보정치의 성장을 통해 반드시 이런 희망을 현실로 만들겠습니다."

마지막 한마디를 부탁했다. 그러자 고 후보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특정 정당이 독식해온 부산, 이제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처럼 야권이 분열해서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국민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을 들었습니다. 저는 야권이 추모 촛불을 들고 만나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야권 후보들에게 '세월호 연대'를 재차 제안합니다."


# 고 후보가 걸어온 길

- 반송 풀뿌리운동 이끈 '동네 의사'
- 해운대구의원 등 정치경력 다양

고창권 통합진보당 부산시장 후보는 1965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에서 자랐고, 인제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군의관으로 전역한 후 1995년 반송동에 해인의원을 개원했다. 이때부터 풀뿌리 운동에 관심을 가진 그는 지역공동체인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 활동을 펼쳤고, 이런 영향으로 4, 5대 해운대구의원(2002~2010년)을 지냈다. 당시의 경험을 담아낸 책 '반송 사람들'을 출간하기도 했다. 책에는 ▷마을신문 발간 ▷벽화 그리기 ▷다양한 소모임 활동 ▷어린이날 놀이 한마당 ▷좋은 아버지 모임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 운동 등 그가 진행해온 주민자치 운동이 소개돼 있다.

고 후보의 정치 경력은 다양하다. 그는 국민참여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거쳐 2012년 7월부터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0년엔 해운대구청장, 2012년 19대 총선 땐 해운대·기장갑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정치 외적으로는 의사로서, 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항상 1980년대 청년 시절 민주화를 외치던 스무 살 고창권의 마음으로 살겠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1. 이름은 누가 지어주셨나 아버님께서 큰일을 하라고 2. 혈액형 O형 3. 키와 몸무게 168㎝, 70㎏ 4. 종교 기독교 5. 취미 등산, 독서 6. 초등학교 때 장래희망 의사 7. 지금 배우자와 어떻게 만났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활동을 하면서 8. 가장 좋아하는 노래 아침이슬 9. 살면서 가장 즐거웠던 일 주민들과 함께 느티나무도서관을 만들었을 때 10. 살면서 가장 가슴아팠던 일 존경했던 선배가 갑작스레 돌아가셨을 때 11. 한 달 독서량은 3~5권 12.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리더의 조건 13.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 14. 존경하는 정치인 김대중 전 대통령 15. 힘들 때 의논 상대 아내 16. 인생의 터닝 포인트 국회의원 출마 결심 17. 병역 공군 중위 전역 18. 가족관계 아내, 2남 19. 좌우명 더불어 함께 20. 주량과 흡연 여부 소주 1병, 흡연함

• ■ 기장 장안에 ‘직주락’ 자족형 산단 추진…2029년께 준공
• ■ 부르면 오는 버스 ‘타바라’ 송정해수욕장도 달린다
• ■ 삼성전자 ‘어닝쇼크’…2분기 영업익 4조6000억 그쳐
• ■ 박수영 “왜 소비쿠폰 발언만 문제삼나” 논란에 거듭 해명
• ■ “부산 오면 세제·펀드 지원” 市, 수도권 금융기업 유치전
• ■ 정관 아쿠아파크 부실공사…기장군 교부세 500억 깎일 판
• ■ 전자발찌 범죄자 정신건강도 관리
• ■ 부전~마산전철 김해 신월역 내달 착공…역세권 개발 계획도 곧 윤곽
• ■ 24시 돌봄센터 부산 단 1곳…방치되는 야간근로자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