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가 지난 16일 후보등록을 마친 뒤 자신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겨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세월호 참사 애도 조용한 유세
- 개혁 연속성·현장중심 정책 강조
- 연구개발특구 지정 등 비전
- 부산과 공생 잡음 지적은 우려
- 도민 원하면 차기 대권출마

지난 16일 경남도지사 후보로 정식 등록을 한 뒤 새누리당 홍준표(59)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준비에 들어갔다. 그동안에는 현직 지사라는 신분 때문에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공식 행사에 참가해도 '현직 프리미엄 활용' 등의 좋지 않은 시선이 따라 다녔다. 이제 지사 업무가 정지된 그는 홀가분한 상태에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참모들과 선거 전략을 짜고 유세 일정을 논의하는 등 현직 때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홍 후보는 선거운동과 관련해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감안해 조용히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래서 로고송과 확성기를 동원하는 시끄러운 방식을 자제하고 대담방식으로 선거를 이끌어 갈 계획이다. 경남도내 단체장 선거 등에도 가급적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번 지방선거는 홍 후보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의 도정에 대한 도민의 엄정한 평가를 묻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향후 4년의 도정을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냐는 물음에 대한 선택이 6·4지방선거"라고 정의한 뒤 그런만큼 중앙당의 지원보다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 아래 치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세월호 참사로 수도권의 선거 판세가 위기에 놓여 있어 당 지도부는 그 쪽에 신경을 더 쓰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당선은 확실하다는 자신감의 발로인 셈이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는 노릇. 돌다리도 두들겨 본 뒤 건너는 것이 현명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홍 후보는 "이번 선거는 4년 전 야권 단일화 후보인 김두관 전 지사가 나서섰을 때와 선거양상이 확연히 다르다. 여러 여론지표가 이를 증명한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경남의 개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도지사 업무를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세월호 사건 등을 고려해 이번 선거에서는 특히 '안전한 경남' 건설을 유권자들에게 약속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장중심의 재난대응 체계 구축, 사회취약 계층별 안전대책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서부권 대개발에 대해서도 계속 밀어붙인다는 뜻을 확실하게 나타냈다. 경남도청 서부청사 건립과 공공기관 이전,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 사천 항공산단 조성, 한방항노화 산업 육성 등이 이뤄져야 낙후된 서부경남이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동시에 그는 경남연구개발특구 지정, 마산 재생프로젝트 가동, 창원국가산단 구조 고도화 등 경남 미래 50년 사업도 육성 계획도 언급했다.

부산과의 공생 관계에서 부분적으로 잡음이 생기는 것 같다는 지적에서 대해서는 지나친 우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부산과는 이미 현안조정회의를 정례화하는 등 상생발전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향후 부울경 뿐 아니라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영남권 경제공동체를 구축, 수도권에 버금가는 광역경제권을 형성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게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는 것 중 하나는 수차례 홍 후보가 언급한 차기 대권출마다. 그는 "도정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도민들이 원하면 가능한 일"이라며 큰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 '모래시계 검사'로 정계 입문 … 與 최고 요직 거쳐

■ 홍 후보가 걸어온 길- 진주의료원 폐업 평가 엇갈려

홍준표 경남도지사 후보는 1954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으며 대구 영남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부산·광주·청주지검에서 검사로 근무했다. 검사시절에는 전직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서울시내 조직 폭력배 척결, 슬롯머신 비리 적발 등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 때문에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이런 명성을 바탕으로 그는 1995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신한국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 내리 4선 고지를 밟았다.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대표 최고위원도 역임했다.

고향이라는 점을 빼면 경남도와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홍 후보는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출마로 다시 이어졌다. 대선 도전을 위해 중도 사퇴한 김두관 전 지사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권영길 후보 등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홍 후보는 보건노조의 반대와 정부의 재고 요청에도 불구하고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여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홍 후보에게는 '원칙과 소신의 강단 있는 도지사'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소통을 외면하는 독선적 지사'라는 부정적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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