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26일 금정구 동일고무벨트 본사를 방문, 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식기에 직접 음식을 담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오전 6시~새벽 1시 강행군
- 6인승 승합차에 5명 수행
- 파크랜드 작업장서 지지 당부
- DRB선 식판에 음식 타서 식사
- 차량 이동중 전화로 표심 챙겨
- 하차땐 행인 손 덥석덥석 잡아
- 지인 면담·인터뷰·재래시장 유세
- 선관위 TV토론 빡빡한 일정

"제가 부산시장이 되면 여러분 회사가 잘 되도록 최대한 뒷바라지를 하겠습니다."

26일 낮 부산 금정구 금사동 DRB(동일고무벨트) 본사 직원 식당에 다소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손님은 다름 아닌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이 회사 천관욱 노조위원장의 소개로 마이크를 잡은 서 후보는 "회사 환경도 깨끗하고 직원 여러분들 얼굴도 밝은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부산에 DRB같은 좋은 회사를 많이 만들어, 우리 아이들이 부산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를 살릴테니 이번 시장 선거에서 자신을 도와달라는 호소였다. 식사 중이던 200여 명의 직원들은 손에 숟가락을 쥔 채로 박수를 보냈다. 짤막한 인사말을 마친 서 후보는 직접 식판에 음식을 타서 직원들과 뒤섞여 식사도 함께 했다.

서 후보는 이날 지역 내 대표적 향토기업인 DRB와 파크랜드 본사를 잇따라 방문했다. 서 후보 지지를 선언한 한국노총부산본부(의장 이해수)가 주선한 이날 기업체 방문에는 이 의장 등이 동행했다. 금정구 서동의 파크랜드 본사와 근처 금사동 공장을 찾은 서 후보는 이 회사 곽국민 사장 등 일행들에게 "꼭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오게 됐다"며 회사의 경영 상황을 자세히 묻기도 했다. 자신의 기호(1)와 이름이 적힌 흰색 점퍼와 운동화 차림의 서 후보는 본사 사무실과 공장 작업장을 돌며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지지를 당부했다. 서 후보는 직원들에게 "집이 어디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느냐" "입은 옷이 예쁜데 파크랜드 제품이 맞느냐"고 묻는 등 관심을 표했다. 한 수행원은 "후보께서 꾸밈없는 성격 때문에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요즘은 특히 젊은 유권자들과의 인사도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웃한 DRB로 자리를 옮겨서는 회사 관계자로부터 "본사에만 600여 명이 근무하고 있고,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 국가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DRB은 자동차부품을 비롯해 고무 관련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서 후보는 "여기가 말로만 듣던 그 유명한 DRB 본사군요"라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DRB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서 후보는 부산진구 초읍동으로 향했다. 서 후보의 승합차에 함께 올라 탔다. 6인승 차량에 평소 운전기사와 수행원을 포함해 5명이 타고 다닌다고 했다. 눈치를 챈듯 서 후보가 먼저 "이 정도면 충분하다. 불편한 것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선거가 본격화했는데 빡빡한 일정 때문에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서 후보는 "체력이 좋아서 그런 것은 전혀 문제가 안 되는데, 요즘 여론조사는 종잡을 수가 없는 것 같더라. 현장에서 느끼는 것보다 여론조사 성적이 안좋게 나오거나 할 때는 솔직히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털어놨다. 서 후보는 또 "어느 후보가 능력과 자질이 뛰어난지 시민들에게 냉정하게 평가받고 싶는데, 선거가 임박하니 자연스레 대립각을 세우고 때로는 네거티브를 하게 되는 환경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 후보는 요즘 새벽 1시 정도에 잠자리에 들어 6시 정도에 일어난다고 한다. 오전 6시 반 혹은 7시에 집을 나서고, 일정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바로 잠에 든다. 그는 "수면 시간은 충분하며 많이 피곤하면 이동할 때 차 안에서 조금씩 눈을 붙인다"고 말했다.

(후보가 전화를 받는 틈을 타) 한 여성 비서진에게 후보의 버릇이나 징크스는 없는지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후보님은 너무 격식을 따지지 않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탈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고 말했다.

잠시 후 차량이 목적지에 다다랐다. 차에는 내린 서 후보는 그 사이에도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다가가 손을 덥석덥석 잡았다. 한 표라도 더 챙기겠다는 의지가 확연하게 보인다. 이곳의 한 사무실에서 서 후보는 몇몇 지인들과 개인적인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을 한 뒤 서 후보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 참가한 뒤 사하구로 이동해 이 지역 재래시장에서 유세를 펼쳤다. 재래시장을 빠져 나온 서 후보는 곧장 하단동 선거사무실로 갔다. 이번엔 이날 밤에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TV토론이 기다리고 있었다. TV토론으로 이날 일정은 평소보다 줄어든 셈이다. 밤 11시께 TV토론을 마치고 나서도 서 후보의 '선거운동'은 계속됐다. 차량으로 이동하면서도 각계각층의 인사들에게 전화를 돌려 도움을 요청하고, 조언도 들었다. 서 후보가 집 앞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이었다. 선거를 아흐레 앞둔 이날 서 후보의 하루는 그야말로 표심을 좇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 부인 권순진 씨

- 徐 후보 세세히 챙기지 못하는 곳 찾아가 지지 호소
- "남편 긍정적 생각 이끄는게 내조"

서병수 후보의 부인 권순진(왼쪽) 여사가 시내 한 공원에서 산책 나온 가족과 얘기하고 있다.

'부창부수(夫唱婦隨)'.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의 부인인 권순진(57) 씨와 서 후보는 닮았다. 조용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말했고,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권 씨는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난 22일부터 서 후보 못지 않은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새벽부터 밤까지 복지시설, 봉사단체, 재래시장 등을 돌며 서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서 후보가 빠듯한 일정 때문에 세세히 챙기지 못하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 권 씨의 몫이다. 출근길 인사, 노인회관 방문 등 하루 평균 일정이 10개를 넘는다. 이런 와중에도 항상 웃는 얼굴이어서 캠프 내 인기도 많다.

남편이 선거를 다섯 번(국회의원 4번·해운대구청장 1번)이나 치른 만큼 '반정치인'이 아닐까하는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권 씨는 "남편의 선거 운동을 돕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공식적인 모임도 부산 국회의원 부인 모임외에는 없다. 사회활동도 지역 내 노인회관 급식봉사 활동 등이 대부분이었다. '나서는' 성격이 아닌 데다 서 후보가 종손이다 보니 '종부'(宗婦)로서 집안 대소사를 챙겨야 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서 후보의 최측근인 권 씨가 꼽는 서 후보의 장점과 단점이 궁금했다. 그는 서 후보의 단점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이다"면서도 "깊은 정이 있다. 한번 관계를 맺은 사람하고는 오래 간다"고 소개했다. 장점에 대해서는 '리더'로서의 자질을 꼽으며 "조용하지만 신뢰감이 있고 추진력이 있다"고 말했다. 권 씨의 남편에 대한 내조 비결은 서 후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 권 씨는 "선거운동을 마치고 집에 오면 마음 편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서병수 후보 26일 일정 오전 7시  출근 인사 남구 대남교차로 오전 8시  라디오 방송 출연  오전 10시  부경대 학생들과의 만남 오전 11시20분  파크랜드·DRB 방문 오후 1시30분  언론사 인터뷰  오후 3시  하단시장 유세 및 인사 오후 4시30분  감천사거리 유세 및 인사  오후 9시40분  선관위 주관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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