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책임론
- "무능한 정부 심판" 확산되면서
- 판세 요동 선거 막판까지 맹위
# 박근혜 마케팅
- 대국민담화 눈물 후 지지율 상승
- 與후보 표로 연결될지 관심 고조
# 세대별 투표율
- 2030 vs 5060 세대결 양상 속
- 40대·앵그리맘이 캐스팅보트
'세월호 대 박근혜'. 13일간의 6·4부산시장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을 관통한 두 가지 키워드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무능한 정부'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분노는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였고,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여당 텃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토양'이 됐다. 하지만 '박근혜의 눈물'은 이에 대한 강력한 방어제로 작용했다. 부산 민심은 역대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절대적 신뢰를 보냈고, 이는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의 든든한 배경이 됐다. 선택의 날인 4일 부산 표심이 충돌하고 있는 '세월호'와 '박근혜의 눈물'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두 후보의 운명이 결정된다.
제3의 변수는 두 핵심 요인과 연동된 연령별 투표율. 선거기간 부산 민심은 '2040세대'와 '5060세대'로 확연히 갈려 세대결 양상을 나타냈다. 어느 연령대가 많이 투표하느냐에 따라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정국을 강타했고, 박근혜 정부 탄생에 기여를 한 부산 민심도 요동쳤다. 특히 사고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력은 오 후보에게 '20년 1당 집권 종식, 반새누리 연대'라는 명분을 제공했다.
지난달 26~27일 본지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세월호 참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74.8%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4~5일 조사 68.6%에 비해 6.2%포인트 상승한 수치였다. 같은 기간 '세월호 참사로 인해 여당에서 야당으로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응답도 9.6%에서 10.4%로 늘었다. 세월호 여파가 선거 중반까지 맹위를 떨친 것이다.
■박근혜의 눈물
새누리당과 서 후보는 선거 막판 박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세월호 참사 수습 방안 등을 내용으로 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부산 전역에 내걸었다. 박근혜 정부의 국가대개조에 힘을 보태달라는 의미다. 박 대통령의 측근인 자신이 당선돼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고 부산이 발전할 수 있다는 호소를 '박근혜의 눈물'로 대신한 것이다. 이는 선거기간 서 후보의 어떤 캠페인보다도 훨씬 영향력이 있었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분석이다.
세월호 여파에도 본지 마지막 조사에서 부산 민심의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63.5%에 달했다. 앞선 조사(62.6%)보다 0.9%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여전히 견고한 박 대통령에 대한 부산 민심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연령별 투표율이 바로미터
상반된 사안의 위력에 대한 서, 오 후보의 분석은 엇갈렸다. 서 후보 측은 "부산 시민들이 박근혜 정부를 구할 것"이라고 했고, 오 후보 측은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미검거 등으로 인해 "세월호 여파가 갈수록 민심을 잡는데 힘을 발휘했다"고 보고 있다.
두 위력에 대한 실측치는 연령별 투표율로 나타난다. 역대 선거에서 여야 대결양상을 보였던 '2030세대'와 '5060세대'는 이번에도 오, 서 후보로 갈렸다. 어느 연령대가 결집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난다. 이와 함께 40대 표심, 특히 '앵그리맘'으로 대표되는 40대 여성 표심이 관심이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학부모와 비슷한 연배로 어느 연령대보다도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에 공감했다.
반면,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이기도 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40대 여성 지지율은 40대 남성에 비해 7.3%포인트 높았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이 민주당 문재인 후보보다 40대 여성에서 8~10%포인트 더 얻은 것으로 자체 분석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로 정부에 '분노'하고 있지만, '안정 희구층'이라는 상반된 성향도 갖고 있는 것이다. 선택의 날, 어떤 성향이 표출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