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인이 유세차를 타고 수성구 범어네거리를 지나면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6·4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직에 오른 새누리당권영진 당선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구시민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대구에서 고등학교(청구고)를 졸업한 것을 빼고는 대구와 큰인연이 없어 정치적 기반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또 그를 비박계(비박근혜계)로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게다가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 경쟁률도 경선 사상(새누리당 전신 한나라당 등 포함) 최고인 8대 1을 기록했다.

　경선 상대는 전현직 국회의원이 4명이나 됐고 대구에서 기초단체장을 2차례나 하고 시장 출마를 차근차근 준비한 후보도 있었다.

　이 때문에 권 당선인이 당내 경선을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심지어 그가 경선자격 심사(컷오프)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본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1·2차 경선자격 심사를 무난히 통과했다. 이어 지난 4월 친박계(친박근혜계)인 서상기·조원진 국회의원을 포함해 모두 4명과 벌인 당내 경선에서 이들을 따돌리고 시장 후보로 뽑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대구에 내려온 그가 4개월만에 인지도 열세 등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박근혜 대통령 지지기반의 중심인 대구에서 시장 후보가 된 것이다.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그가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대구를 바꾸겠다는 집념과 의지를 당원과 시민에게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변화와 혁신을 내세워 '비주류의 반란'을 이끌었다고 풀이하는 사람도 많았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경선에서 현직 국회의원들이 당원과 조직을 믿고 비교적 소극적으로 나선 반면, 그가 '밑바닥부터 ?는' 즉 시민을 직접 찾아가는 선거 운동을벌인 것도 시장 후보자가 된 한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새누리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통하는 대구에서 예선인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됐지만 본선인 시장 선거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라는 역대 최강의 경쟁자를 만난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소장 개혁파 모임인 '미래를 위한청년연대'(미래연대) 구성원으로 함께 활동한 인연도 있는 김부겸 후보였다.

　김 후보는 3선 의원에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19대 총선 때는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해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할 만큼 지지층을 확보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 초기 인지도에서 사실상 권 당선인을 앞섰다.

　선거 초기 권 당선인의 지지율은 새누리당 지지 분위기 등 지역 정서에 힘입어 김 후보를 앞섰으나 시간이 갈수록 지지율 격차는 계속 줄어들었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거 막바지에 새누리당 중앙당이 부산 가덕도에서 선대위 회의를 연 것도 반새누리 정서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대 후보는 "새누리당이 남부권 신공항의 입지를 부산 가덕도로 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새누리당이 대구시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권 당선인은 "지역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새누리당 중앙당을 직접 비판하는 등 경쟁 후보가 노린 반새누리당의 정서 확산을 막는데 힘을 쏟았다.

　그 뒤에도 권 당선인측과 김부겸 후보측은 신공항 등을 놓고 서로 비방하는 보도 자료와 성명을 번갈아 내는 등 선거전이 한층 과열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여러 악조건을 극복하고 새누리당 텃밭에서 시민 선택으로 시장에 무난히 당선했다.

　이동환(42·수성구 지산동)씨는 "오는 7월 취임하면 선거기간 권 당선인이 강조한 것처럼 대구가 변화와 혁신의 중심이 됐으면 한다. 그리고 경기활성화·일자리 만들기 등 약속을 대부분 지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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