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관위, 법 위반 감시 강화
내년 6월 4일 실시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0개월여 앞두고 일부 부산 경남 단체장들의 과도한 치적 홍보가 논란이다.
특히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한 편법 사전선거운동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는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부산 해운대구 올림픽교차로 등 지역 내 주요 번화가 27곳에는 최근 배덕광 해운대구청장의 전국구청장군수협의회 회장 연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주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현수막은 지역 관변단체가 배 청장의 연임 축하를 위해 게시한 것이다. 하지만 배 청장은 부산시장 출마 또는 국회의원 도전설 등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어 관변단체를 이용한 사전선거운동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해운대선관위는 지난 22일 해운대구에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다.
경남 사천시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빚어졌다. 사천시는 올해 치러진 제52회 경남도민체전을 유치하고 종합 3위라는 실적을 홍보하면서 '정만규 시장과 시민의 승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육교 등에 설치했다가 말썽이 나자 철거했다. 또 사천시는 시보에 수회에 걸쳐 체전 개최 등 시장의 치적을 홍보하기도 했다.
부산 금정구도 최근 구청 홈페이지 개편을 하면서 원정희 구청장 홍보를 강화해 구설에 올랐다. 금정구는 이달부터 구청 홈페이지에 '발로 뛰는 정희 씨 이야기' '스피치·칼럼' '매니페스토' 등 구청장실 메뉴를 강화했다. 이달 발행된 구보 1면 머리기사도 '원정희 민선5기 금정구청장 취임 3주년' 등 치적 홍보 일색으로 채워지면서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한 사전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였다.
영도구 역시 지난달 25일 자로 발행한 구보 1면에 '행복도시 현안사업 탄력받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주요 현안사업의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2003년부터 추진된 동삼하리지구 도시개발 사업의 하리항 매립과 남항동 호안정비 사업, X스포츠파크 건설 사업 등 완공을 앞둔 사업과 이에 따른 기대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김무성 국회의원 적극적 지원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소제목을 느닷없이 달았고 본문에서도 이들 현안사업이 김 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현직 단체장들이 구보나 관급 게시물 등을 통해 지난 4년간의 치적을 홍보하는 경우가 빈번하면서 선관위의 감시도 강화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민간단체에서 현수막을 게시했다고 하더라도 직·성명이 지나치게 부각돼 사전 인지도를 높이려 한다는 우려가 있는 경우 사전선거운동 소지가 있다"며 "불법선거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해 선거법에 위반되는 행위가 적발될 때에는 즉각적으로 제재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직선거법 254조 선거운동기간위반죄에 따르면 선거운동기간 전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선전시설물·용구 또는 각종 인쇄물 등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