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늘어나고 있는 정당 펼침막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정 장소가 아닌 곳에 설치된 모든 펼침막은 철거 대상이지만 정당 펼침막은 예외 조항이 있다. 이 탓에 철거 땐 정당의 항의가 잇따르지만 방치하면 일반 펼침막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일반인의 민원이 속출해 구·군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산시와 각 구군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 정책 홍보나 행사를 알리는 펼침막 철거에 대한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정당 펼침막이 골칫거리가 된 까닭은 이에 관해 상충된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펼침막은 반드시 관할 자치단체장이 지정한 게시대에 설치해야한다. 그 외 도로변 가로수나 전봇대 등에 매단 펼침막은 모두 불법으로 철거 대상이다.
하지만 같은 법 8조는 '적법한 정치활동을 위한 행사, 집회에 사용하기 위해 설치하는 경우'를 철거 예외 사례로 인정하고 있다. 정당법에도 '정책이나 현안에 대한 입장을 펼침막을 이용해 홍보하는 행위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탓에 다양한 정치구호를 담은 채 기한 없이 내걸려 있는 펼침막을 철거하면 정당의 항의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정당의 항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제처가 지난해 "정당법은 포괄적 규정이며 정당 펼침막에 대한 실질적 적용은 개별법인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라야 한다"는 법령 해석을 내놨기 때문이다. 법제처는 당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의 예외 조항도 집회나 행사가 있는 날에만 해당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구·군의 고민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한 정당의 펼침막을 떼면 정당 쪽에서 특정 정당 죽이기냐고 항의하고, 철거가 조금만 늦으면 일반인에게는 과태료까지 부과하면서 정당만 봐주느냐는 민원이 들어와 선거철에는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