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정치경력에 이용" 비판
경남개발공사 등 경남도의 주요 출자·출연 기관장들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1년도 안돼 잇따라 중도사퇴해 논란이 되고 있다.
도민들 사이에선 "이들 기관이 정치권 인사가 잠시 머무는 '중간 정류장'에 불과하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6일 도에 따르면 국회의원을 지낸 경남발전연구원 김정권 원장이 지난 5일 사퇴서를 제출했다. 오는 10일 자리를 떠나는 김 원장은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김해시장 후보로 출마 예정이다.
김 원장은 김해갑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재선) 출신으로 옛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김 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후 야인으로 지내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보궐선거를 돕다 지난 2월 경남발전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재임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배한성 경남개발공사 사장도 지난 5일 창원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배 사장은 다음 주 중 사장직을 사임한 뒤 오는 21일께 예비후보 등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출신인 배 사장은 2002년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 옛 창원시 원주민 모임인 삼원회 회장 출신으로, 도지사 보선 당시 홍 지사와 인연을 맺어 개발공사 사장에 임명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배 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해 불과 8개월가량만 근무하고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야권과 도민들은 이들의 처신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도 출자·출연 기관 수장자리에 정치권 인사를 임명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의회 민주개혁연대 공윤권 의원은 "출자·출연 기관장이면 실적을 보여 도민의 삶에 보탬이 돼야하는데, 출마를 위한 도중 사퇴는 결국 본인의 경력관리에 기관장직을 이용한 꼴밖에 더 되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이들의 중도사퇴는 김두관 전 지사가 임명한 일부 출자·출연기관장들이 도지사가 바뀐 뒤 임기가 남았음에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만둔 사례와도 비교돼 더욱 지탄을 받고 있다.
김두관 전 지사가 임명한 김은종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은 지난해 6월 법정임기를 1년 5개월이나 남겨놓고 홍 지사의 도 출자·출연기관장 일괄 교체방침에 따라 퇴임했다.
도 관계자는 "본인들이 중도사퇴를 고집, 이를 막는데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