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5명 예비후보 등록
- '3년 경력' 규정 비적용에
- 비교육계 인사 출마 고려

- 현 교육감 지지율 선두
- 인지도서도 앞서 나가
- 각 진영 합종연횡 압력

- 중도 "4월 10일께 단일화"
- 진보·중도 막판 연대 가능
- 보수도 단일화 속도 높여

- 이름 순서 바꾼 투표용지
- 같은 수 배부 '교호순번제'
- '로또 교육감' 사라질 듯

지난 4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부산시교육감 선거의 레이스가 막을 올렸다. 아직 상당수 출마 예상자가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현재 10여 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거나 출마가 유력하다고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보수와 진보, 중도그룹은 후보 단일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선거 판도는 임혜경 현 교육감, 보수와 진보 및 중도그룹을 각각 대표하는 후보들 그리고 그 외 후보의 '4파전+α' 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부산 교육감 선거 누가 뛰나

	6·4 부산시교육감 선거에서 어떤 인물이 부산의 교육 수장으로 선택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부산시교육청 전경. 국제신문 DB

임혜경 현 부산시교육감은 이르면 오는 4월 초 출마선언과 함께 예비후보로 등록할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시민의 무관심으로 후보 인지도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자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부산교총 등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보수 후보군에서는 김길용 최부야 황상주 부산시의회 교육의원과 정남식 부산인터넷교육신문 발행인 등 4명이 후보 단일화 작업을 하고 있다.

중도대통합을 선언한 중도그룹은 정홍섭 전 신라대 총장과 이일권 부산시의회 교육의원, 강대우 동아대 교수가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상황이다. 진보그룹에서는 김석준 부산대 교수와 박영관 부산교육포럼 공동대표가 뛰고 있다. 이들 두 후보는 '진보 프레임'에 머물지 않고 중도 성향의 시민까지 아우르는 범시민 교육감 후보로 외연을 넓힌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김상용 전 부산교대 총장과 정승윤 부산대 교수, 박맹언 전 부경대 총장 등은 잠재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 '3년 이상의 교육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이번 교육감 선거에는 적용되지 않음에 따라 최석태 전 KBS 부산총국장과 권혁란 전 부산여성단체협의회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길용 황상주 최부야 교육의원과 김석준 교수, 박영관 대표 등 5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들어간 상태다.

■후보 단일화가 변수

후보 9명이 난립했던 2010년 교육감 선거와는 달리 이번 선거에는 재선을 노리는 임 교육감에 맞서 보수와 진보, 중도진영이 단일 후보를 내세울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후보들의 정책과 교육관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본지 교육감 여론조사(본지 10일 자 1, 2면 보도)에서 6.3%의 지지율로 후보군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로또 선거' 방지를 위해 교호 순번제 도입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이럴 경우, 다른 후보보다 인지도가 앞서는 임 교육감이 다소 유리한 입장에 설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보수와 진보, 중도그룹의 후보 단일화와 각 진영 간 합종연횡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도그룹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늦어도 4월 10일을 전후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큰 편차나 변동 없이 나올 경우 단일화 도구로 이를 수용하고, 조사 결과의 변동 폭이 크면 별도 여론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6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망라된 교육희망운동본부는 김석준 부산대 교수, 박영관 부산교육포럼 대표를 비롯해 중도를 표방한 정홍섭 전 총장과 이일권 교육의원을 범시민교육감 후보로 상정하고 후보 단일화 논의의 테이블로 이끌어 내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펼쳐질 판세에 따라 중도와 진보 진영 간 막판 합종연횡의 가능성도 있다. 임 교육감과 비슷한 인지도를 보인 김석준 교수(본지 여론조사 4.7%)는 진보를 넘어 중도와 합리적 보수까지 지지층을 넓혀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중도진영과의 막판 후보 단일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있다.

보수그룹도 이번 주 안에 다시 회동을 갖고 후보 단일화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확정할 계획이다.

■'1번 효과' 상쇄…로또 선거 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추첨을 거쳐 투표용지에 후보의 이름을 위에서 아래로 배열하는 기존 방식을 폐지하고 후보자의 이름을 균등하게 배열하는 '교호순번제'가 도입된다. 교호순번제는 가령 후보자가 3명일 경우, 이름 배열을 번갈아가며 달리 적어 넣은 세 종류의 투표용지(갑-을-병·을-병-갑·병-갑-을)를 같은 수로 혼합해 배부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하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부산시선관위에 따르면 후보자 이름은 구의원 선거구 단위(70개)로 나눠 순환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구의원 선거구는 통상 2개 동(洞) 이상을 끼고 있기 때문에 소위 '1번 효과'는 상쇄될 전망이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는 해운대·금정·동래·연제 등 동부산권에서는 후보의 지명도와 정책이 표심에 영향을 미쳤지만, 중·서·사하·동구 등 서부산권에서는 투표용지 맨 위에 이름을 올린 후보자가 표를 쓸어가는 '1번 효과'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교호 순번제는 구·군별이 아닌 구의원 선거구 단위로 후보자의 이름이 배치되기 때문에 투표용지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서 '묻지 마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선명한 정책과 인지도 등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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